"손잡고 갈까" 두손 꼭 잡고 회담장 들어온 남북 수석대표

남북적십자회담 남측 수석대표 박경서 회장 "손잡고 갈까?" 깜짝 제안
박 회장, 88년 금강산 방문 일화 설명하며 '조국' 발언하기도
남측 박경서 수석대표 "잘 하고 있다. 시작이 아주 멋있었다"

22일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남북적십자회담에서 우리 측 수석대표인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 등 대표단(우측) 4명과 박용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측 대표단(좌측) 3명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22일 8.15 이산가족 상봉행사 등 인도적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남북적십자회담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45분쯤 남북 수석대표는 두 손을 꼭 잡은 채 회담장 안으로 들어와 수석대표 접촉을 이어갔다.


우리 측 수석대표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이 "손잡고 갈까?"라고 깜짝 제안을 했고 북측 단장인 박용일 조평통 부위원장이 이를 수용한 결과다.

취재진이 박 회장에게 회담의 성과에 대해 묻자 "잘 하고 있다. 시작이 아주 멋있었다"고 답하기도 했다.

수석대표 접촉은 오후 12시 49분까지 약 1시간가량 진행됐다.

이보다 앞선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전체회의 모두발언에서 박 회장은 30년전 금강산을 찾았던 경험을 말하기도 했다.

남측 수석대표인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오른쪽)과 북측 수석대표인 박용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이 22일 북한 금강산호텔 회담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남북은 이날 오전 금강산 호텔에서 남북적십자회담을 갖고 8·15 계기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논의한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박 회장은 "88년에 왔고 89년에 지금까지 두 번을 왔는데 이 명산, 유서 깊은 금강산에 잘 왔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며 "88년 6월 10일 우리 조국에 처음으로 발을 디딜 때 그 때 생각도 나고 회담이 잘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 회장의 '조국' 발언은 분단의 현실 때문에 자유롭게 통행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북측을 처음 찾았던 감회를 표현한 것으로 읽힌다.

박 회장은 북측의 열렬한 환영에 감사를 표하며 "회담이 잘되리라 생각한다"는 말을 반복했다.

북측 단장 박용일 부위원장도 "북남최고수뇌분들이 마련해준 길을 따라서 낡은 과거와 단호히 결별하고, 새 역사를 써가는데서 신뢰하고 배려하면서 좋은 결과물을 이뤄내는 데 적극 노력하자"고 화답했다.

회담 형식을 비공개로 정하는 과정도 순조로웠다. 박 회장이 북측에 "나는 형식보다도 내용을 중시힌다. 내용을 충실히 만들기 위해서는 비공개로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고, 박 부위원장이 "그럼 그렇게 합시다"라며 수용했다.

이번 남북적십자회담은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8.15에 즈음한 이산가족 상봉행사의 구체적인 일정을 잡는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전면적인 생사확인과 서신왕래, 고향방문 등도 논의될 지 주목된다.

논의가 잘 이뤄진다면 지난 2015년 10월 이후 약 3년 만에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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