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11시 45분쯤 남북 수석대표는 두 손을 꼭 잡은 채 회담장 안으로 들어와 수석대표 접촉을 이어갔다.
우리 측 수석대표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이 "손잡고 갈까?"라고 깜짝 제안을 했고 북측 단장인 박용일 조평통 부위원장이 이를 수용한 결과다.
취재진이 박 회장에게 회담의 성과에 대해 묻자 "잘 하고 있다. 시작이 아주 멋있었다"고 답하기도 했다.
수석대표 접촉은 오후 12시 49분까지 약 1시간가량 진행됐다.
이보다 앞선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전체회의 모두발언에서 박 회장은 30년전 금강산을 찾았던 경험을 말하기도 했다.
박 회장의 '조국' 발언은 분단의 현실 때문에 자유롭게 통행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북측을 처음 찾았던 감회를 표현한 것으로 읽힌다.
박 회장은 북측의 열렬한 환영에 감사를 표하며 "회담이 잘되리라 생각한다"는 말을 반복했다.
북측 단장 박용일 부위원장도 "북남최고수뇌분들이 마련해준 길을 따라서 낡은 과거와 단호히 결별하고, 새 역사를 써가는데서 신뢰하고 배려하면서 좋은 결과물을 이뤄내는 데 적극 노력하자"고 화답했다.
회담 형식을 비공개로 정하는 과정도 순조로웠다. 박 회장이 북측에 "나는 형식보다도 내용을 중시힌다. 내용을 충실히 만들기 위해서는 비공개로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고, 박 부위원장이 "그럼 그렇게 합시다"라며 수용했다.
이번 남북적십자회담은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8.15에 즈음한 이산가족 상봉행사의 구체적인 일정을 잡는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전면적인 생사확인과 서신왕래, 고향방문 등도 논의될 지 주목된다.
논의가 잘 이뤄진다면 지난 2015년 10월 이후 약 3년 만에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열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