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배순영 씨 (백영모 선교사 부인)
◆ 배순영> 안녕하세요.
◇ 김현정> 18년 전에 가족이 필리핀으로 가신 거라고요?
◆ 배순영> 네.
◇ 김현정> 다른 직업도 가지고 계십니까? 아니면 전업 선교사세요?
◆ 배순영> 저희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 파송 선교사로 여기서 계속 선교 일만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세요. 그런데 남편 백영모 선교사님이 구금된 지는 지금 얼마나 된 겁니까?
◆ 배순영> 안티폴로 경찰소에 구금된 지가 지금... 지난 5월 30일날 구금됐거든요.
◇ 김현정> 5월 30일. 한 20여 일 됐군요. 마닐라 안티폴로 경찰서.
◆ 배순영> 네, 네.
◇ 김현정> 경찰서 내의 구치소 상황, 수감돼 있는 곳의 상황이 매우 열악하다고 들었는데 어느 정도인가요?
◆ 배순영> 제가 아침, 저녁으로 두 번씩 선교사님 면회를 가거든요.
◇ 김현정> 하루 두 번씩이나 가세요?
◆ 배순영> 네, 음식을 가져다 줘야지 음식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 김현정> 구치소에서 음식이 제공되는 게 아닙니까?
◆ 배순영> 네, 그리고 따로 면회실이 없어요. 그래서 제가 감옥 안까지 들어가 봤는데 세 평 남짓한 곳에서 선반처럼 이렇게 칸을 만들어서요. 70명 정도가 있어요.
◇ 김현정> 3평짜리 공간에 70명이라는 게 가능해요? 그게 아무리 층을 중간에 나눠 놨다고 하더라도.
◆ 배순영> 네, 사람들이 움직이지도 못할 정도로 같이 생활하고 있어요.
◇ 김현정> 세상에. 그러면 누워서 잔다든지 이런 게 거의 불가능하겠어요.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겨우인 상황?
◆ 배순영> 네. 침대라고 하기에는 선반처럼 이렇게 돼 있는데 120cm 정도 된다고 그러시더라고요. 거기서 쪼그리고 잠을 주무세요.
◇ 김현정> 그럼 화장실이라든지 샤워실이라든지 이런 건 준비가 돼 있습니까?
◆ 배순영> 따로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들었는데 샤워를 하면서 소변이라든지 대변도 그냥 같이...
◇ 김현정> 한 곳이 있나 보군요.
◆ 배순영> 네.
◇ 김현정> 세상에. 정말 비인권적인 상황 속에 20일이 넘도록 구금이 돼 있는 건데. 그런데 18년 동안 아무 문제없이 선교 활동을 하던 분이 어떻게 불법 무기와 폭발물 소지죄로 체포가 되신 건지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가네요. 어떤 무기가 어떻게 발견이 된 겁니까?
◆ 배순영> (한숨) 저희도 이해가 안 돼요. 저희 교단에서 한 교회에서 후원하고 있는 학교에서 발견됐다고 그럽니다.
◇ 김현정> 한국 교단에서 파송된 선교사신데 그 교단에서 한 교회를 후원하고 있고 그 교회가 운영하고 있는 학교.
◆ 배순영> 네.
◇ 김현정> 거기에서 폭발물이 나왔어요? 어떤 게 나왔습니까?
◆ 배순영> 그 당시에 저희 선교사님은 그 장소에는 없었고, 체포영장이 나와서 봤을 때 권총하고 그다음에 수류탄하고 총알하고 이렇게 나왔다고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39구경 권총, 총알, 수류탄. 그게 학교 한 곳에 놓여져 있었던 거예요?
◆ 배순영> 어디에서 발견됐는지는 저희도 잘 몰라요.
◇ 김현정> 학교 안에서. 그러면 남편 선교사님은 그 학교 안에 계시지도 않았는데 학교에서 그게 나왔다고 왜 선교사님이 체포가 되나요? 총책임자세요? 이름이 올라가 있습니까?
◆ 배순영> 아니요.
◇ 김현정> 그것도 아니에요?
◆ 배순영> 네.
◇ 김현정> 그러면 그 학교하고 남편분하고의 관계는 뭡니까?
◆ 배순영> 학교가 교회 소속 학교인데 다른 분하고 땅 문제로 소송하는 그거를 저희 기독교대한성결교회 명령을 받아서 그 소송을 진행 중이셨어요.
◇ 김현정> 아, 대리인처럼? 그 학교가 지금 어떤 다른 문제로 소송이 걸려 있는데 그 소송의 대리인 역할?
◆ 배순영> 네.
◇ 김현정> 학교하고의 관련성은 그게 전부입니까?
◆ 배순영> 네.
◇ 김현정> 그 폭발물이 남편분 가방에 들어 있던 것도 아니고?
◆ 배순영> 아니에요.
◆ 배순영> 예, 방송국에서 같이 와서 현지 방송국에서.
◇ 김현정> 방송국 카메라가 왔어요?
◆ 배순영> 네. 방송국에서 와서 폭발물이라든지 총알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촬영을 해 갔다고 그러고요. 방송을 했다고 그럽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미 폭발물이 나와서 그걸 후에 기자가 와서 촬영해 갈 수는 있지만, 취재해 갈 수는 있지만. 갑자기 들이닥쳐서 폭발물을 찾아내는 장면까지 다 카메라가 찍어갔다는 건 뭔가 미리 기획된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신다는 말씀?
◆ 배순영> 네,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현지 경찰 얘기는 이렇습니다. 경찰에 출두하라고 여러 차례 명령서를 보냈는데 남편께서 출두를 안 해서 우리가 나가서 현장 체포를 했다.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 배순영> 출두 명령서를 받은 적이 없어요.
◇ 김현정> 보낸 사람은 보냈다는데 받은 적이 없으세요?
◆ 배순영> 예, 저희가 이 마을에서 9년을 살고 있거든요. 주소지가 중간에 옮겨졌을 리도 없고 출두 명령서를 받은 적이 없어서 저희가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저희 선교사님은 붙잡혀 간 거고요. 나중에 법원에서 왜 출두 명령서를 우리가 못 받았을까. 그리고 출두 명령서가 어디 있을까를 변호사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저희 목사님 주소가 PIC라는 곳, 필리핀 인터내셔널 칼리지라는 곳으로. 거기 살고 있는 곳으로 주소로 돼 있었어요.
◇ 김현정> 그 학교에 살고 있는 걸로?
◆ 배순영> 네, 네.
◇ 김현정> 그 폭발물이 나온 그 학교.
◆ 배순영> 건물이 옆에 같이 붙어 있는 건물이 있는 학교예요.
◇ 김현정> 그러니까 살고 있지도 않은 곳 주소지로 출두 명령서가 계속 갔다는 얘기군요.
◆ 배순영> 그럴 가능성이 높은 게 저희가 법원을 직접 가서 변호사랑 출두 명령서를 찾았거든요. 거기 출두 명령서 자체가 파일이 없어요. 모든 부분이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너무 많아요.
◇ 김현정> 만약 출두 명령서가 제대로 주소지에 왔고 남편께서 출두를 해서 조사를 했다면 이런저런 것들을 미리 다 소명할 수 있고 그러면 체포가 안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을 텐데. 출두 명령서가 엉뚱한 곳으로 계속 갔다는 얘기군요. 혹은 안 보내졌을 가능성도 있고?
◆ 배순영> 그렇죠.
◇ 김현정> 이 모든 것이 잡아가기 위해서 뭔가 셋업, 계획이 돼 있다라는 느낌을 계속 받으시는 거예요?
◆ 배순영> 예.
◇ 김현정> 그렇지 않고는 설명이 안 된다?
◇ 김현정> 자, 그러면 도대체 뭘 노리고 이랬을까인데 돈을 요구한다든지 협박을 한다든지 이런 상황이 그 뒤에 벌어진 게 있습니까?
◆ 배순영> 그런 상황은 없습니다. 그런 상황은 없고 목사님이 감옥에 갇히고 난 다음에 여러 사람들이 얼마면 나올 수 있다, 어떻게 하면 나올 수 있다. 이런 말들은 많이 하셨지만 실제적으로 저희한테 얼마, 이런 얘기들을 한 적은 없어요.
◇ 김현정> 요구한 건 없고. 얼마 주면 나올 수 있다라고 옆에서 조언들은 지금 많이 하고 있는데 실질적으로 협박을 받으신 건 아니고요?
◆ 배순영> 네.
◇ 김현정> 이걸 어디다가 소명을 해야 될 텐데 항의 안 해 보셨어요? 필리핀 경찰이라든지 정부라든지 어디다가?
◆ 배순영> 변호사를 선임해서 그 부분에 있어서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를 같이 의논을 하면서 대사관에 말씀을 드렸고 법원이 지금 아직 저희 사안을 진행 중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워낙 진행이 느리니까 계속 기다려야 되는 상황, 구치소에서.
◆ 배순영> 네.
◇ 김현정> 아까 얘기를 들어보니까 구치소 환경이 너무 열악한데. 하루에 두 번씩 찾아가면 뭐라고 그러세요, 남편이?
◆ 배순영> (한숨) 기도하면서 잘 지내고 있으니까 저보고 건강 잘 챙기라고 얘기하고요. 또 거기서 지금 목사님이 계시는 동안에 3명이 죽었어요. 2명은 감전사로 죽고 또 1명은 몸을 못 움직이는 상황에서 병에 걸려서 죽고.
◇ 김현정> 그 경찰서 구치소에서?
◆ 배순영> 네, 네.
◇ 김현정>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시겠네요. 우리가 이 사건에 주목하는 이유는요. 여러분, 이런 식의 이른바 셋업 범죄. 타깃을 정해놓고 죄를 뒤집어씌운 뒤에 금품을 요구하는 식의 범죄가 필리핀에 간 한인들한테 종종 벌어지고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관심이 필리핀까지 전해진다면 분명 억울한 재판을 받는 일은 없으리라 생각하고요, 선생님. 누명이 벗겨져서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실 수 있기를 여기서도 기도하겠습니다.
◆ 배순영> 저도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같이 기도해 주세요.
◇ 김현정> 고맙습니다. 힘내세요.
◆ 배순영>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필리핀에서 셋업 범죄로 의심이 되는 일이 벌어져서요.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오늘 가족을 만나봤습니다. 백영모 선교사의 부인 배순영 씨였습니다.
< 속기= 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