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는 일찌감치 '힐링'의 기능을 갖춘 예능프로그램들을 선보였다. 시즌2까지 성공적으로 마친 '효리네 민박', 음악 예능프로그램의 차별화를 꾀한 '비긴어게인'이 대표적이다.
이효리의 제주도 집에서 촬영되는 '효리네 민박'은 단순히 이효리·이상순 부부와 연예인 아르바이트생의 일상을 보여주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만약 그랬다면 리얼리티 관찰 예능프로그램에 불과했겠지만 민박집을 찾은 손님들이 지친 일상의 피로를 해소하고 떠나는 모습에서 다른 색을 갖게 된다. 시끌벅적한 예능적 재미 없이도, 민박집이 선사하는 따뜻함이 매력으로 작용한다.
평범한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이효리·이상순 부부의 소박한 일상, 눈부시게 아름다운 제주의 풍경은 이 예능프로그램에 볼거리를 더한다.
'비긴어게인' 역시 '효리네 민박'처럼 시즌 2에 돌입해 방송마다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비긴어게인'은 '경연' 포맷에 갇혀 있던 음악 예능프로그램을 벗어나 개별 아티스트가 마음껏 음악적 감수성을 펼치도록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에는 아티스트에 대한 시청자들의 인기 투표도, 전문가들의 냉정한 평가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을 모르는 해외의 낯선 곳에서 음악에 흠뻑 빠져 원없이 '버스킹'을 하는 아티스트들이 있을 뿐이다. 화려한 무대가 아니어도, 많은 관객들이 없어도 행복해 하는 이들의 모습이 잔잔한 감동을 자아낸다.
올리브 '밥블레스유'는 이영자, 송은이, 김숙, 최화정 등 한 '먹부림'하는 절친한 여성 방송인들이 모여 음식과 함께 고민을 해결해나가는 예능프로그램이다.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펼쳐지는 네 사람의 즐거운 '푸드 토크'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고민이 한데 어우러져 조화로운 맛을 낼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고민에 따른 '맞춤형 음식'으로 삶을 달래는 이들의 입담 '푸드테라피'가 얼마나 생동감 있게 다가올지가 관건이다.
연출을 맡은 황인영 PD는 프로그램의 중요한 두 축이 음식과 이야기라고 강조하며 "먹으면서 하는 프로고, 어떻게 먹어야 일상이 즐거워지는지 추천해주기도 하지만 (이분들이) 정말 토크를 맛있게 하더라. 사연의 이면까지 상상하고 분석하고 얘기해주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푸드 토크'에 방점이 찍히는 것이 차별화가 되리라 본다"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위로'를 기반으로 한 예능프로그램들이 뜨거운 화제를 이어나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달픈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 사이에서 예능프로그램이 담당하는 영역이 더 확장됐다는 설명이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사람들이 더 피로함을 느껴서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예능프로그램을 원하는 경향이 커진 것 같다. 예능프로그램이 담당하는 영역이 점점 넓어지는 것도 하나의 이유"라고 밝혔다.
이어 "과거에는 TV 프로그램들이 나와 다른 세상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분위기였는데 이제 이들도 나와 같은 세상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도 영향을 미친다. 친숙하고, 편안할수록 더 마음이 가는 시대"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