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격리수용' 거센 비판에 한발 물러선 트럼프

'아동 격리수용 철회' 행정명령에 서명

불법입국자의 어린 자녀들을 부모들과 격리 수용하는 정책에 대해 미국 내에서 거센 비난이 일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동 격리수용을 철회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 의회 지도부들을 면담한 뒤, 적발된 밀입국자를 그들의 자녀들과 함께 수용하도록 미 국토안보부에 지시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이제 (밀입국자들의) 가족들은 함께 지내게 될 것이다. 나는 가족들이 떨어져 있는 느낌이나 모습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강력한 국경을 계속 유지하고 있고, 무관용 정책도 계속될 것”이라며 “우리는 불법 입국자들에 대해 관용을 베풀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한 이민정책을 고수할 것임을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초부터 자녀를 동반한 불법이민자가 적발되면 불법이민자를 기소해 수감하고, 그 자녀들은 별도 보호시설에 격리 수용해왔다. 미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지난달 5일부터 지난 9일까지 한달여 동안 모두 2342명의 아동이 이같은 방침에 따라 부모와 격리됐다.

프로퍼블리카가 공개한 불법입국자 아동 임시보호소의 녹음 파일
앞서 지난 18일 온라인 탐사보도매체 ‘프로퍼블리카’는 부모와 격리돼 임시보호소로 옮겨진 불법입국자들의 자녀들의 목소리를 담은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보호소를 방문한 한 인사가 녹음한 것으로 알려진 파일에서 겨우 말을 뗀 것으로 추정되는 아동들은 부모를 찾으며 울먹이거나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는 미국에서 불법입국자의 아동을 격리 수용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크게 확산시키는 기폭제가 됐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