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의 주인공은 큐브엔터테인먼트 소속 6인조 걸그룹 (여자)아이들이었다. 이들은 지난달 2일 발매한 데뷔 앨범 '아이 엠(I am)' 타이틀곡 '라타타(LATATA)'로 같은 달 22일 SBS MTV '더쇼'에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어 24일 엠넷 '엠카운트다운'에서도 1위 트로피를 거머쥐었고, 29일 '더쇼'에 출연해 2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괴물 신인의 등장을 알렸다.
(여자)아이들을 데뷔하자마자 1위에 올려놓은 곡인 '라타타'는 사랑에 빠진 여자가 좋아하는 이성에게 '널 위해 춤을 추겠다'고 말하는 가사가 인상적인 뭄바톤 트랩 장르의 곡이다.
강렬한 후렴구가 인상적인 이 곡은 공개 직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미국, 영국, 프랑스, 호주, 벨기에, 캐나다, 독일, 인도네시아, 터키, 싱가폴 등 전 세계 11개 지역 아이튠스 K팝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또, 빌보드 월드 앨범 차트에서는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소속사가 꼽은 인기 비결은 '확실한 개성'이다. (여자)아이들은 뻔하지 않은 매력이 있었다. 이들은 귀엽고 청순한 비주얼을 앞세워 가요계에 첫 도전장을 내미는 타 신인 걸그룹들과 확연히 다른 콘셉트로 승부했다.
(여자)아이들은 데뷔하자마자 당돌하고 발칙한 매력을 강조한 음악과 퍼포먼스로 활동하는 비틀기 전략을 택했고, 그 전략은 보기 좋게 적중했다. 또한 이들은 '걸크러시'라는 큰 틀 안에 있으면서도 단순하게 '센 언니' 이미지만을 강조하지 않았다. 그 보다는 스타일리시하고 세련된 이미지에 더 초점을 맞췄으며, 여기에 귀여운 매력까지 살짝 얹어 다양한 팬층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특히 작사·작곡은 물론 안무 창작까지 가능한 실력파 아이돌이라는 점은 그룹에 대한 음악 팬들의 호감도를 배가 시켰다.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데뷔곡 '라타타' 역시 팀의 리더 소연과 작곡가 '박싼초'가 공동 작곡하고 소연이 직접 작사한 곡이다.
블랙핑크가 지난 15일 발표한 미니앨범 '스퀘어 업(SQUARE UP)' 타이틀곡 '뚜두뚜두'는 국내 음악사이트 7곳에서 6일째 정상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곡은 공개 직후 전 세계 44개국 아이튠즈 앨범 차트에서 1위에 올랐고, 중국 최대 음원사이트 QQ뮤직 종합 신곡 차트, 종합 MV 차트, K팝 뮤직비디오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유튜브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이 곡의 공식 뮤직비디오는 20일 오후 현재 6800만뷰를 돌파한 상태다.
'뚜두뚜두'는 총소리를 표현한 '뚜두뚜두'라는 신선한 의성어와 다채로운 악기가 어우러진 강렬한 힙합곡이다. 국내외 차트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기분 좋게 활동을 시작한 블랙핑크는 이 곡으로 무대에서 이전보다 한층 강렬해진 '걸크러시' 매력을 내뿜고 있다.
특히 블랙핑크는 의상이나 안무 뿐만 아니라 노래 장르까지 '걸크러시'하게 준비했다. 이들은 현재 활동 중인 걸그룹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랩이 중심이 된 힙합 장르의 곡을 강렬한 퍼포먼스와 함께 선보여 치열한 초여름 가요계에서 확실한 차별화에 성공한 모습이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걸그룹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단순하게 '섹시', '청순'만 내세워서는 성공을 거두기가 어려워졌다"며 "최근에는 당당한 여성상을 대변하는 '걸크러시'를 팀 콘셉트로 잡아 자신들만의 확실한 정체성을 구축해나가는 팀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걸크러시'는 요즘 10~20대 여성팬층이 선호하는 콘셉트이기도 하다. 앞서 이달의 소녀의 유닛 이달의 소녀 오드아이써클이 지난해 말 이 콘셉트로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고, 최근 프리스틴 유닛 프리스틴V는 강렬한 사운드과 칼군무를 앞세운 신곡 '네멋대로'로 활동 중이다.
또 다른 가요계 관계자는 "걸그룹도 '여심'을 잡아야 오래 간다"며 "보통 남성 팬에 비해 여성 팬이 충성도가 높은 편인데 충성도가 음반 판매량과 음원 성적과 직결되는 만큼, 여성 팬층이 선호하는 '걸크러시'를 팀 콘셉트로 잡는 팀이 늘어나는 추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