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작 3분만에 레드카드와 페널티킥 선언이 동시에 나왔다. 일본 축구가 다시 경험하기 힘든 수준의 행운을 누렸다. 월드컵 무대에서 남미 국가를 만날 때마다 고개를 숙였던 아시아 국가의 오랜 징크스가 마침내 깨졌다.
일본은 19일(한국시간) 러시아 사란스크 몰도비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H조 콜롬비아와의 1차전에서 경기 초반부터 누린 수적 우위에 힘입어 2대1로 승리했다.
H조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콜롬비아는 불운에 울었다. 전반 3분만에 선수 1명이 퇴장 당했고 페널티킥까지 내줬다. 일본은 10명이 뛴 콜롬비아를 상대로 거침없이 공세를 펼친 끝에 귀중한 승점 3점을 땄다.
아시아 국가가 월드컵 무대에서 남미 국가를 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 17차례 맞대결에서 아시아 국가는 3무14패로 일방적인 열세를 보였다.
4년 전 브라질 대회에서 펼쳐진 양팀 맞대결도 여기에 포함된다. 당시 콜롬비아에 1대4 완패를 당했던 일본은 4년만에 설욕전을 펼쳤다.
세네갈, 폴란드와 한 조에 속해있는 일본은 H조에서 가장 전력이 강하다는 콜롬비아를 꺾으면서 16강 진출의 희망을 품었다.
경기 시작 3분만에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대회 첫 레드카드가 나왔다. 콜롬비아의 미드필더 카를로스 산체스는 일본의 카가와 신지가 때린 슈팅을 오른팔로 막았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심판은 산체스에게 퇴장을 명했다. 페널티킥도 선언됐다.
카가와 신지는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때려 선제골을 터뜨렸다.
수적 우위를 점한 일본은 콜롬비아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오히려 잘 버틴 콜롬비아가 기회를 잡았다. 콜롬비아는 전반 39분 후안 퀸테로의 프리킥 골로 1대1 동점을 만들었다.
퀸테로는 일본의 수비벽이 점프할 것을 예상하고 슈팅을 낮게 깔았다. 골키퍼가 몸을 날려 공을 잡았지만 공은 이미 골라인 안쪽으로 들어온 상태였다.
일본 골키퍼 가와시마 에이지는 골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명백한 골이었다.
일본은 후반 들어 파상공세를 펼쳤다. 콜롬비아는 부상 여파 때문에 선발 명단에서 빠졌던 2014 브라질월드컵 득점왕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교체 투입하며 반전을 꾀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수차례 좋은 득점 기회를 놓친 일본은 후반 27분 마침내 균형을 깼다. 코너킥 상황에서 오사코 유야가 정확히 공에 머리를 갖다대 콜롬비아의 골망을 흔들었다.
아무리 콜롬비아라 해도 수적 열세를 극복하기는 어려웠다.
일본은 볼 점유율에서 콜롬비아에 58% 대 42%로 앞섰다. 슈팅 14개를 때렸고 그 중 6개를 유효 슈팅이었다. 반면, 콜롬비아의 슈팅 개수는 8개, 유효 슈팅은 3개였다.
ESPN에 따르면 1966년 이래 월드컵 역사상 수적 우위를 점한 팀이 퇴장 선수가 발생한 팀을 상대로 94골을 넣는 동안 29골밖에 내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