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한국 평창을 방문하려다 도시명을 착각해 북한 평양으로 간 한 외국인의 황당한 사연이 소개된 적이 있다. 한글이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에게는 한글의 영어식 표기가 헷갈릴 수 있다.
비슷한 일이 2018 러시아월드컵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러시아에서 벌어졌다.
AF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Rostov-on-Don)의 경찰은 어느 날 스위스를 응원하기 위해 러시아로 건너온 스위스 축구 팬들의 전화를 받았다.
'로스토프'라는 이름이 붙은 거리에 도착했는데 호텔이 어딨는지 도저히 찾을 수 없다며 러시아 경찰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월드컵 대회 기간에 영어, 스페인어, 아라비아어, 불어 등 여러 언어의 통역사와 자원봉사자를 두고 외국 팬들을 지원하고 있는 러시아 경찰.
러시아 경찰은 통역을 통해 스위스 팬들에게 친절하게 안내했다.
"러시아의 지명을 잘못 번역해 혼동하신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로스토프 벨리키에 위치한 호텔을 예약하셨습니다"
스위스 축구 팬이 예약한 호텔은 로스토프-나도누가 아닌 로스토프 벨리키(Rostov Veliky)에 있는 호텔이었다.
로스토프-나도누는 러시아 남부에 위치한 도시. 로스토프 벨리키는 러시아 중부 지역에 있다.
두 도시는 무려 1281km나 떨어져 있다.
로스토프-나도누은 2018 러시아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개최 도시다. 지난 18일 새벽(한국시간) 이 곳에서 브라질과 스위스의 E조 조별예선 경기가 열렸다. 두 팀은 1대1로 비겼다.
한국 축구 대표팀과 멕시코의 F조 2차전도 이 곳에서 열린다. 스웨덴에게 0대1로 패해 수세에 몰린 한국 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24일 자정 로스토프-나도누의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멕시코와 맞붙는다.
한편, 그날 밤 스위스 축구 팬들이 어디서 잠을 청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