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장 인사에도 불똥 튄 강원랜드 '특혜 채용 수사'

사건 초기 수사 맡던 전현직 춘천지검장…'수사지휘' 배제
외압 논란으로 대립한 '양부남·김우현'…수도권 지검에

강원랜드 (사진=자료사진)
법무부가 19일 단행한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외압 논란 관련자들의 인사가 엇갈리면서 눈길을 끈다.

법무부는 이날 법무부차관에 김오수(55·사법연수원 20기) 법무연수원장을, 서울고검장에 박정식(57·20기) 부산고검장을 임명하는 등 검찰 인사를 오는 22일 자로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에 관여한 검사장급 인사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과정에서 대검찰청 수뇌부의 수사 외압을 주장한 양부남(57·22기) 광주지검장은 의정부지검장으로 이동했다.

광주지검에서 수도권 지역인 의정부지검으로 옮겼지만, 22기 동기 검사장 3명이 서울남부·북부·서부지검장으로 보임된 것과 비교하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항명으로까지 번진 강원랜드 수사외압 논란이 이번 인사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선의 한 부장검사는 "동기 기수가 서울 내 지검으로 이동한 것을 보면 양 검사장도 가능성이 전혀 없지 않았을 것"이라며 "항명 사태로 비친 책임을 어느 정도 물었다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양 검사장 입장에서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또다른 부장검사는 "의정부지검 전보만으로 불이익을 줬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가장 좋은 것은 아니지만 아주 나쁜 것도 아니다. 기회를 줬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의정부지검에 강원랜드 수사외압 의혹을 폭로한 안미현 검사와 같이 근무하게 됐다"며 "의아하다고 생각했지만, 이 부분까지 고려하지는 않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반면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 초기 수사를 담당했던 전·현직 춘천지검 수장들은 모두 법무연수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영주(51·22기) 춘천지검장은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전임 춘천지검장이었던 최종원(52·21기) 서울남부지검장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이동하면서 일선 수사지휘 업무에서 배제됐다.

수사 지휘 업무에서 배제한 사실상 문책성 인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 간부를 지낸 한 변호사는 "사건 초기 일선 수사를 책임졌던 검사장들을 모두 법무연수원으로 보냈다"며 "부실 수사 논란을 일으키는 등 사실상 지휘 책임을 묻는 문책성 인사"라고 평가했다.

이 변호사는 "일선 수사 지휘관으로 중대한 사건을 소홀히 처리했다는 차원의 지적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수사 외압 당사자로 지목된 김우현 대검 반부패부장(검사장)은 인천지검으로 자리를 옮겼다.

일각에서는 자문단이 '정당한 수사지휘'로 보고 김 검사장을 불기소하기로 결정하면서 판정승을 거뒀는데 의외라는 반응이다.

22기 동기들이 재경지검에 상당수 남은 것과 비교하면 논란을 빚은 양 검사장과 함께 일정부분 책임을 지운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검찰 출신의 또다른 변호사는 "수사 외압 논란은 자문단이 근거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는데도 인천지검으로 발령난 것은 다소 의외"라며 "양 검사장과 함께 논란의 책임을 어느 정도 함께 물은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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