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비공개 사진 3만2천여장 유포한 음란사이트 적발…피해자 154명

스튜디오 비공개 사진 등 유포하고 광고비 4억9천여만원 챙긴 음란사이트 '야O티비' 운영자 등 적발
사진 기록 삭제하는 인터넷장의사는 사이트 운영자와 결탁

스튜디오 미공개 촬영 사진 수만장을 게시한 야O티비 사이트.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최근 논란이 된 스튜디오 비공개 촬영 유출사진 수만 장을 음란사이트를 통해 불법 유포한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사진이 유출된 피해자만 154명에 달하는데, 피해자들을 구제하겠다고 나섰던 인터넷 기록삭제업체 대표, 이른바 디지털장의사는 사이트 운영자와 결탁해 수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스튜디오 비공개 유출사진 3만2천여 장 등 게시해 광고료 4억9천만원 챙겨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위반(카메라 이용 촬영)과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유포) 혐의로 강모(40)씨를 구속하고 나머지 일당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또, 음란사이트 운영 방조 혐의로 인터넷 기록삭제업체 대표 박(3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강씨는 지난 2016년 2월부터 최근까지 미국에 서버를 둔 '야O티비' 등 3개 음란사이트를 운영하며 배너광고를 유치해 4억9천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강씨는 해당 사이트에 일반음란물 7만3천여건과 스튜디오 비공개 촬영 유출사진 3만2천여건, 웹툰 2만5천여건을 불법 유포하며 회원들을 끌어 모았다.

특히, 강씨는 올해 1월부터 모델 등 여성 154명의 스튜디오 비공개 촬영 유출사진을 적극적으로 사이트에 올렸는데, 이후 사이트 방문자수가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지난 1월 한 달 동안 165만여 명이 방문했던 이 사이트에는 스튜디오 비공개 촬영 유출사진이 올라온 뒤인 올해 4월에는 510만여 명이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85만명의 회원이 있던 해당 사이트는 방문자수로만 따지면 국내 음란사이트 중 최대 규모였다.

강씨는 동호외 모임에서 알게된 음란사이트 회원들로부터 영업방법을 배운 뒤 프리랜서 프로그래머 등을 영입해 사이트를 운영해왔다고 경찰은 설명햇다.

강씨는 스포츠토토 사이트 등으로부터 배너 광고비를 대포계좌와 암호화폐로 지급 받아 범죄수익금을 세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인터넷 기록 삭제하는 디지털장의사는 사이트 운영자와 결탁

음란사이트에 자신의 비공개 사진이 유출됐다는 사실을 알고 피해자들이 고통받고 있는 사이 이들의 사진을 삭제해주는 일을 하는 디지털 장의사는 사이트 운영자와 모종의 결탁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디지털 장의사는 피해자의 의뢰를 받아 인터넷에 무단으로 유출된 사진 등 자료를 삭제해주는 이를 말한다.


디지털 장의사인 박씨는 해당 사이트가 입소문을 타며 피해자들이 피해사실을 접할 쯤인 지난 3월 초 강씨에게 접근했다.

박씨는 사이트에 게시된 유출 사진의 삭제대행 업무를 독점하게 해달라며 강씨에게 두 차례에 걸쳐 6백만원을 건넸다.

특히, 박씨는 다른 인터넷 기록 삭제 업체를 배제하라는 등 사실상의 독점 계약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박씨는사진 삭제를 원할 경우 강씨의 업체에 연락을 하라는 공지사항을 사이트에 띄우고, 메시지를 통한 삭제 요청에도 같은 응답을 했다.

박씨는 이 같은 사이트의 협조를 받아 피해자 38명으로부터 대가를 받은 뒤 강씨에게 요청해 해당 사진을 삭제 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박씨는 논란이 됐던 양예원씨의 사진 삭제를 담당했던 인터넷 장의사로 지난달 서울 마포경찰서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하기에 앞서 주위에서 제기된 음란사이트 운영자와의 결탁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경찰, 사이트 폐쇄 조치…최초 유포자와 추가 유출 사이트 조사

경찰조사에서 박씨는 스튜디오 비공개 촬영 사진의 출처에 대해 다른 사이트에서 수백만원을 주고 구입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박씨에게 사진을 넘긴 사이트나 유포자를 추적하고 있다.

부산경찰청.(자료사진)
경찰은 적발된 사이트를 폐쇄조치하고, 박씨가 스튜디오 미공개 촬영 사진의 경우 해외 SNS에 게시해 둔 정황을 잡고 관계 당국에 차단조치를 요청했다.

이와 함께 박씨의 사이트에 있던 사진이 다른 사이트로 추가 유출된 것으로 보고 잡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이재홍 사이버수사대장은 "최근 해외에 서버를 둔 음란사이트가 활개를 치고 있지만 국제공조가 예전보다 긴밀하게 이뤄지고 있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특히, 여성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범죄에 대해서는 최초 유포자는 물론 재유포자까지 철저히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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