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전 본 러시아인들 "조현우, 스파이더맨인가요?"

스웨덴전 패…남은 두 경기도 캄캄해
PK 허용이 김민우 탓? 팀 전체 문제
뒤늦은 비디오 판독, 심판 이해 부족해
'깜짝 선방쇼' GK 조현우, 현지도 놀라
멕시코 응원 압도적…원정처럼 대비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환(축구 해설위원)

어젯밤 치러진 우리 축구 국가대표팀의 스웨덴 전. 월드컵 첫 경기, 아쉽게도 1:0으로 패했습니다. 우리 대표팀은 '모든 걸 걸고 싸우겠다, 해 볼 만하다' 이런 포부를 밝혔습니다만, 사실상 어제의 패배로 16강 진출에는 빨간불이 켜졌죠. 어떻게 보셨어요, 여러분? 어제 경기 좀 다시 짚어봐야겠습니다. 러시아 현지 연결하죠. 러시아 현지에서 뜨겁게 응원하면서 이 경기를 지켜본 분. 김환 축구해설위원 연결이 돼 있습니다. 김환 위원님, 안녕하세요?

◆ 김환>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어제 경기 어떻게 보셨어요?

◆ 김환> 솔직히 말씀드려도 되나요?

◇ 김현정> 솔직하게 말씀하셔야죠, 당연히.

◆ 김환> 스웨덴도 못했는데, 한국은 더더 못했다라고 제가 한 줄로 요약하겠습니다.

18일(현지시각)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 F조 대한민국과 스웨덴 경기에서 1대 0으로 패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니즈니노브고로드=박종민 기자)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후반 20분 비디오판독(VAR) 끝에 김민우의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줘 아쉽게 0 대 1 패배를 당했다. 스웨덴에 패한 한국은 오는 24일 멕시코와 2차전을 치른다. (사진=박종민 기자)

◇ 김현정> 스웨덴도 못했는데 그 못한 스웨덴보다 우리는 더더더 못했다?

◆ 김환> 그래서 아마 팬들이 더 아쉬워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만약 스웨덴이 엄청나게 강하거나 생각보다 너무 잘하면 저희도 딱히 할 말이 없었을 텐데. 경기장에서 느껴보면 이게 해 볼 만한데, 이게 그 미세한 차이 때문에 그 벽을 못 넘고 무너지고 무너지다가 결국 패널티킥으로 실점을 하니까요. 당연히 국내에 계신 분들이나 현장에서 보신 분들이 답답해할 수밖에 없는 경기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 김현정> 결정적인 패인은 뭐라고 보세요? 더더더더 못한 이유, 패인?

◆ 김환> 일단 전술적인 선택의 실패라는 생각이 저는 들어요.

◇ 김현정> 전술부터 틀렸다?

◆ 김환> 스웨덴 선수들과 한국 선수들의 격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결국 그 미세한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건 벤치의 수싸움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 김현정> 신태용 감독이 전에 말한 트릭... '평가전에서 우리 진 거 다 트릭이다'라고 했었는데요. 어제 경기 보면서 '트릭이 뭐였나, 김신욱 선수 기용이 트릭이었나?' 이런 의문이 좀 들더라고요.

◆ 김환> 트릭이 사실 별게 아닌 게 됐죠. 트릭은 통해야지 이게 트릭이라는 말이 완성이 될 텐데요. 김신욱 선수를 안 쓸 것처럼 해 놓고 썼잖아요. 그런데 그 부분도 사실 스웨덴 감독이 이미 어느 정도 예측을 하고 있었던 상황이라 이게 좀 민망한 상황이죠. 트릭이 트릭이 아닌 게 돼가지고요.

◇ 김현정> 전술부터 일단 실패한 것, 이 부분 지금 지적을 해 주셨어요. 제일 아쉬운 장면은 어떤 부분이세요? 뭐 일반인이 제가 보기에 제일 아쉬웠던 부분은 역시 페널티킥 내준 부분. 페널티킥을 허용하면서 1점 먹은 그 부분이 제일 아쉽더라고요. 여기 'VAR'이라는 게 처음 등장했어요. 이거 뭡니까?

◆ 김환> '비디오 판독 시스템'인데요. 월드컵에서는 이번에 처음 시행이 됐고, 사실 한국 경기에서 VAR이 사용될지는 저도 생각하지는 못했어요. 김민우 선수가 다리를 걸었을 때 주심은 그냥 플레이를 하라고 선언을 해서 파울이 아닌가보다 하고 넘어갔는데, 다시 한 번 VAR 비디오를 본 다음에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을 했습니다. 사실 페널티킥은 경기에서 언제든지 나올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김민우 선수 1명만을 탓하는 것은 조금 어려울 것 같고요. 그 전 상황, 또 그 전전 상황까지 다 복합적으로 대표팀이 조금 집중력을 잃지 않았나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그게 어떤 때 쓰는 거예요? 그러니까 상대팀에서 'VAR 봐주세요, 비디오 판독해 주세요' 요청하면 다 돌려보게 되는 겁니까? 어떤 상황에서 쓰는 겁니까?

◆ 김환> 예를 들어서 그냥 일반적인 파울인데 이게 파울이냐 옐로카드냐. 이 정도는 보지 않고요. 퇴장시, 그리고 득점 상황. 이렇게 두 가지에서 판정해서 비디오를 다시 한 번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어지는데요. 주심이 스스로 판단할 수도 있고요. 'VOR', 그러니까 'VAR 판독실 안에 있는 심판들'이 무선을 통해서 한번 보는 게 좋겠다고 추천하면 주심이 판단해서 다시 볼 수도 있습니다.

◇ 김현정> 우리 팀에도 애매한 순간이 있었는데 그럼 그때는 왜, 왜 안 돌려본 거죠? 끝부분에 있었잖아요.

◆ 김환> 구자철 선수가 한번 밟힌 상황도 있었잖아요.

◇ 김현정> 그 상황도 있고.

◆ 김환> 그리고 박스 안에 다리 걸렸던 상황도 있는데 그거는 이 주심, 판정단이 다시 볼 필요 없다고 합의를 본 상황이기 때문에요. 그거에 대해서는 아쉽지만 돌아볼 기회는 없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김환 위원님, 지금 심판 판정을 놓고 우리 국민들 사이에서 얘기가 많아요. 라르손 선수가 구자철 선수 무릎 밟았을 때. 무릎을 정확히 밟고 지나갔는데, 이거는 거의 퇴장감 아닌가. 그런데 경고조차 주지 않고 그냥 지나간 부분 이런 것들 꽤 목격됐거든요?

◆ 김환> 주심이 조금 아쉽기는 한데 제가 볼 때는 그게 편파라든지 그런 건 아니고요. 이거는 그냥 우리 경기에서 주심의 실력이 조금 떨어지지 않았나. 대표적인 예로 VAR은 어떤 상황이 나왔을 때, 그 뒤의 상황이 쭉 이어지면 공이 나간 다음에 볼 수 있는데요. 김민우 선수 PK 상황을 보면 주심이 공이 안 나갔는데, 갑자기 VAR을 선언하고 보러 가거든요. 이런 것들이 주심이 미숙하다는 증거이기도 하죠.

◇ 김현정> 그렇죠. 우리 공격이 막 진행 중인데 그 흐름을 끊고.

◆ 김환> 네. VAR에 대한 어떤 이해도도 좀 떨어지지 않나 생각이 될 정도지만, 사실 우리나라가 그거를 이겨낼 정도로 또 실력이 이 경기에서 안 됐기 때문에요. 판정 얘기는 이 정도까지 해도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심판이 아무리 그랬다 하더라도 우리가 크게 할 말이 없는 게 유효 슈팅 0개. 유효 슈팅이 하나도 안 나왔습니다. 이게 우리나라 월드컵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요. 이게 좀 극단적으로 설명하자면 스웨덴 골키퍼가 없었어도 상관없는. 골문을 향해서 한 번도 공을 못 찼다는 얘기잖아요?

◆ 김환> 맞습니다. 경기 끝나고 한번 되돌아보니까, '왜 이렇게 슈팅이 기억이 안 나지?'생각이 들었는데.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기록에 유효 슈팅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사실 충격을 받았고 그래도 월드컵 무대에서 이렇게 유효 슈팅 0개. 이거는 매우 굴욕적인 기록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왜 이렇게 된 거죠? 우리도 손흥민 선수, 기성용 선수 잘하는 선수들 있는데, 세계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 있는데 어떻게 유효 슈팅 0개, 0개가 나올 수 있는 거죠?

◆ 김환> 경기 보신 분들 알겠지만 스웨덴 선수들의 체격만 봐도 압도를 당할 수밖에 없고 스웨덴의 수비력은 조금 감안해야 되지만 그래도 슈팅 0개는 심했죠. 우리가 월드컵에 나가는 아시아의 강국이라고 불리는 팀인데요.

◇ 김현정> 일각에서는 '슈틸리케 경질이 너무 늦었던 건 아니냐. 신태용 감독의 시간이 준비하기에 너무 부족했던 건 아니냐' 이런 지적들도 나오는데요. 조금 크게 보는 거죠. 어떻게 보세요?

◆ 김환> 저는 일부분 동의합니다. 왜냐하면 슈틸리케 감독 분명히 경질할 타이밍이 있었는데 계속 '유임, 믿고 간다' 이런 발표를 하면서 시간을 많이 끌었습니다. 결국 대표팀은 변하지 않았단 말이에요. 그래서 정말 뒤늦게 신태용 감독이 왔는데, 온 뒤에는 뭐 부랴부랴 준비했는데 부상자까지 계속 속출하면서 어려운 상황이 나왔으니까요. 이 부분은 어느 정도 조금 염두를 해 두고 신태용 감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것도 상당히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결과적으로는 여러 가지가 복합되면서 이런 저런 불운이 다 겹친 거예요.


◆ 김환> 가장 해 볼 만한 경기에서 이렇게 허무하게, 또는 무기력하게 져버리니까요. 여기 분위기는 말할 것도 없고 사실 한국 분위기도 완전히 가라앉았다고 들었거든요.

◇ 김현정> 맞아요. 그 와중에, 그 와중에 눈에 띄는 선수, 잘한 선수 꼽자면 역시 골키퍼입니까? 조현우 선수?

◆ 김환> 조현우 선수가 원래는 주전이 아니었어요. 김승규 선수가 주전이었고 저 역시도 김승규 선수가 나올 거라고 거의 90% 이상 확신을 했는데요. 선발 명단 보고 유일하게 놀랐던 선수가 조현우 선수였고. 실제로 취재 결과 조현우 선수가 스웨덴전에서 나온 이유는 점프 이후에 공을 걷어내거나 잡는 동작에서 김승규 선수보다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스웨덴 선수들이 다 188 이상, 190에 육박하는 장신 선수들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좀 높은 점수를 받아서 조현우 선수가 깜짝 선발로 나왔고 활약도 했던 것 같습니다.

18일(현지시각)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 F조 대한민국과 스웨덴 경기에서 조현우가 후반 스웨덴 안드레스 그란크비스트에게 패널티킥으로 실점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사진=박종민 기자)

◇ 김현정> 어제 그래도 대량 실점을 막아준, BBC가 뽑은 어제 평점 1위?

◆ 김환> 맞습니다. BBC는 그래도 신뢰도가 높은 매체고. 제가 끝나고 저녁식사를 하러 갔는데 뒤쪽에 러시아 사람들이 앉아 있더라고요. 한국 골키퍼를 언급하면서 '스파이더맨 같았다'고 하면서 자꾸 저한테 스파이더맨 흉내를 내더라고요. (웃음) 그 정도로 외국인들 눈에도 한국 골키퍼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활약이 좋았다'라고 보였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조현우라는 보물을 발견한 거. 이거는 하나 위안이고 희망이고. 이런 상태에서 끝이 아니잖아요. 우리 멕시코전도 남고 독일도 남았잖아요. 어떻게 준비해야 됩니까, 김환 위원님?

◆ 김환> 사실 이 질문 너무나 어려운데요. 왜냐하면 우리가 스웨덴을 그래도 비기거나 이긴 다음에 생각을 해 보자라는 게 대표팀의 컨셉트였고 신태용 감독이 한 인터뷰 내용이었는데. 이 계획이 완벽하게 지금 무너져버려서 사실 눈앞이 캄캄합니다. 저도 캄캄하고 대표팀 역시도 답답한 상황인데요.

◇ 김현정> 질문을 하면서도, 질문을 하면서도 이 질문을 해도 되나 싶을 정도의 상황이기는 해요, 지금. 이 질문이 맞는 건가 싶을 정도로.

◆ 김환> 어쨌든 월드컵은 계속돼야 되니까요. 멕시코전 치러야 되는데. 제가 한국 경기 전날 모스크바에서 멕시코랑 독일 전을 현장에서 보고 왔는데요. 멕시코 관중들이 정말 모스크바 그리고 러시아에 많이 왔거든요. 그날 경기도 아마 9:1 정도로 응원전에서 밀릴 걸 각오하고, 거의 멕시코 홈이라고 생각하고 경기를 해야 되고요. 그래서 너무나 우리에게 안 좋은 소식들이 많은 게 사실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요. 멕시코가 게다가 피파랭킹 1위 독일을 이긴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지금 우리한테 남아 있는 게 1위 팀하고의 경기, 그리고 그 1위 팀을 이긴 팀하고의 경기. 이렇게 2개 남은 거예요.

◆ 김환> 남은 두 경기가 정말 캄캄합니다.

◇ 김현정> 지금 남아 있는 시나리오가 뭡니까? 우리가 16강 진출하려면 어떤 시나리오가 가능합니까?

◆ 김환> 최소 1승 1무는 해야 저희가 16강을 경우의 수, 그러니까 골득실이나 이런 걸 따져서 갈 수 있고요. 사실 저희가 언제 편하게 16강 갔습니까? 항상 경우의 수를 달고 다니기 때문에, 이번에도 경우의 수는 어김없이 등장할 것 같지만. 멕시코전에서 져버리면 사실 경우의 수도 필요 없을 수 있거든요.

◇ 김현정> 거기서 최소한 무승부는 나와 줘야 그다음을 얘기할 수 있는?

◆ 김환> 맞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오늘 기분 좋게 인터뷰할 걸 상상하고 있었는데, 기분은 좀 솔직히 처지는 상황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축구공은 둥급니다, 여러분. 우리 힘내고 끝까지 멕시코전, 독일전 이변을 기대하면서 응원을 해 보죠. 김환 위원님도 현지에서 더 열심히 응원 부탁드릴게요.

◆ 김환> 알겠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김환> 감사합니다.

◇ 김현정> 러시아 현지에서 어제 경기를 지켜본 분입니다. 축구 해설위원 김환 위원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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