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양치기 소년?''…시장이 美 금융대책을 못믿는 이유

미 정부가 금융기관의 부실자산 매입에 7천억 달러를 투입키로 하는 등 강도높은 금융위기 해결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을 싸늘하다.

22일 뉴욕 증시는 급락하고 미 달러화 가치는 99년 유로화 도입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국제유가와 금값은 폭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다시 요동을 치고 있다.

미 정부의 금융위기 해결책의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한 데다 막대한 재정 투입에 따른 재정 적자 확대 등 향후 경제에 미칠 부작용 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시장의 불안감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 공적자금 투입으로 재정적자 확대 우려

미 재무부는 최근 의회에 구제금융을 위한 자금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국채발행 한도를 6.6% 상향 조정해 11조3천150억달러로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대규모 국채발행은 결국 재정 적자 확대로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의 올 회계연도 적자가 3894억달러로 추산되고 내년엔 4820억달로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천문학적인 공적자금 투입으로 재정 적자가 1조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는 곧 경우 납세자 부담을 키워 경제에도 악영향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시장은 이미 이같은 전망을 반영하기 시작하는 분위기다. 다우지수가 3% 이상 급락한 가운데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것에 대한 우려로 미 달러화 가치도 함께 크게 떨어졌다.

한편 원유와 금 등 안전자산에 투자가 몰려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 주말 종가보다 16.37달러(15.7%) 오른 120.92달러로 마감해 사상 최대의 폭등세를 보였고 12월 인도분 금 값도 5.1% 급등한 온스당 909달러에 거래를 마쳐 900달러를 훌쩍 넘었다.

경제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 계획이 지난 3개월간 지속했던 달러화 강세 흐름을 끝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

◈ 부실자산 정리 공적자금 이것으로 충분한가?

이번 금융위기를 초래한 모기지 부실의 원인이 된 주택시장의 침체가 지속되고 있어 공적자금이 더 들어갈 수 도 있다는 불확실성도 불안감의 요인이 되고 있다.

미 정부가 당초 모기지 관련 부실 자산만 인수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신용카드 부채 등 다른 부실 자산의 정리까지 공적자금 투입을 확대할 경우 도대체 얼마나 많은 돈을 쏟아부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설령 금융기관의 부실자산이 정리되더라도 소비가 위축되고 고용이 악화된 상황에서 경기 침체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여 미 경제는 한 동안 어두운 터널을 지나야만 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 상무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7월 개인 소득은 0.7% 감소해 2005년 8월 이후 가장 크게 줄었고 실업률은 8월에 6.1%로 전달의 5.7%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미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이같은 미국의 경기침체는 곧 유럽과 일본 등 다른 경제권과 동반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도 있어 미국의 경제회생 가능성을 더욱 암울하게 만들 수 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