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법 형사10단독 김영아 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한모(31)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한씨는 지난해 5월 서울 강서구의 한 주점에서 피해자 A씨를 만나 "남편이 다른 여성과 간통하는 현장을 적발해 증거를 수집해주겠다"고 속여 250만원을 받았다.
다시 A씨를 만난 한씨는 "남편이 생각보다 주도면밀하고 무서운 사람이다. 1주일로는 부족하니 4주를 미행해야 한다"고 속여 돈을 더 받아냈다.
한씨는 원래 의뢰비가 1천만원인데 800만원에 해주겠다며 550만원만 추가로 더 내라고 제안했다. 결국, A씨는 550만원을 계좌로 송금했다.
한씨의 사기 행각은 이후 더 대담해졌다. 한씨는 A씨에게 "남편이 위험한 사람이다. 빨리 증거를 수집해 바로 법무법인과 함께 소송해야 한다"며 법무법인 변호사 선임 비용으로 총 1억여원을 받아냈다.
하지만 한씨는 A씨 남편의 간통 현장 증거를 수집할 의사나 능력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변호사 선임 비용도 실제 1천만원에 불과했고, 나머지 9천여만원은 채무변제와 명품 구매 등 생활비로 사용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애초 한씨가 돈을 목적으로 A씨를 속인 것으로 보고, 그를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미 한씨는 또 다른 흥신소 의뢰 사건을 놓고 타인을 협박한 혐의로 별도의 형사 재판을 받던 중이었다. 의뢰인의 요청에 따라 수집한 불륜 증거를 협박 수단으로 삼아 의뢰인이 아닌 불륜을 저지른 대상에게 금품을 요구한 혐의였다.
이 사건으로 한씨는 지난해 7월 인천지법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 판사는 "사기 금액이 1억원을 넘고 피해자 합의나 피해 회복이 없었다"며 "다른 사건으로 형사 재판을 받는 도중에 범행을 저지른 점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한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