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숙희 낙선'…우려와 기대 격동의 사상

김대근 당선인 공약과 송숙희 구청장 주요 사업 상충
공무원들, 예상치 못한 결과로 '당혹'과 '새로운 기대' 동시에

대통령을 배출한 부산 사상구에서 정치신인인 민주당 김대근 후보(왼쪽)가 3선에 도전한 한국당 송숙희 현역 구청장(오른쪽)을 누르고 승기를 거머쥐자,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쏟아지고 있다. (사진=부산CBS 자료사진)
대통령을 배출한 부산 사상구에서 정치신인인 민주당 김대근 후보가 3선에 도전한 한국당 송숙희 현역 구청장을 누르고 승기를 거머쥐자,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쏟아지고 있다.

경험과 전문성 부족을 우려하는 시각과 새로운 수혈로 활기를 기대하는 여론이 겹치고 있다.

사상구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의원을 지낸 곳이지만, 민주당 강성권 전 사상구청장 후보의 캠프직원 폭행 사건과 송 후보의 높은 인지도로 당선이 어려운 지역으로 꼽혔다.

하지만 이번 6·13선거에서 나타난 거대한 민심의 흐름은 결국 민주당의 손을 들어줬다.

민주당 부산시당조차도 김 후보의 당선을 전혀 예측하지 못한 데다, 이번 선거 결과로 가장 당혹스러워하는 곳이 바로 사상구청이다.

구청 공무원들 사이에서 현재 추진 중인 주요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벌써부터 새어 나오고 있다.

송 청장이 유치한 굵직한 사업 중 하나인 부산시 제2청사(서부산청사)와 스마트 시티 조성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게 대표적인 우려의 목소리다.


서부산청사 추진이 자칫 김 당선인의 공약 중 하나인 '부산 구치소 관외 이전 재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상구청 공무원 A씨는 "이미 구청 내에서 사실상 사상구가 구치소 이전을 접는 대가로 부산시로부터 서부산청사를 따온 것이라는 이야기가 기정사실화 돼 있다"며 "결국 김 당선인의 구치소 이전 공약과 송 청장의 제2청사 건립 사업 중 하나를 포기해야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김대근 당선인은 CBS와의 통화에서 제2청사 건립과 함께 이뤄지는 스마트 시티 조성에 대해서 "현재의 스마트 시티 조성은 공단 지역 인근에 주거시설이 들어서는 것으로 돼 있어 이게 과연 옳은지 재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짧은 정치 경력에 의구심을 보내는 시선도 김 당선인이 넘어야 할 산이다.

공무원 B씨는 "김 당선인은 구의원 등 정치 경험을 차곡차곡 쌓은 케이스가 아니라 3년 전 배재정 전 의원의 보좌관으로 정치계에 입문한 것이 전부"라면서 "보좌관과 장은 역할이 엄연히 다른데, 과연 초선 정치인이 기초단체장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내부적으로 있는 게 사실이다"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김 당선인이 정치 콘텐츠와 자질을 무기로 선거에 승리했다기보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과 민주당 당세를 앞세워 당선됐다는 여론을 어떻게 잠재울 수 있을지도 김 당선인의 숙제다.

송숙희 현 청장이 구의원과 시의원, 구청장까지 24년 동안 사상에서 풍부한 행정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청장이였기에 정치신인 당선인과의 대조는 더욱 두드러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공무원 C씨는 "이번 선거에 당선된 민주당 구의원 당선인 중 한명이 지난해 사상구청 간부로 퇴직한 공무원 출신이다"면서 "아무래도 해당 구의원 당선인에게 김 당선인이 많이 기대지 않겠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어, 서로 견제와 감시를 해야하는 구의원과 청장이 너무 가깝게 지내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는 얘기가 내부적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또 다른 공무원 D씨는 "한편으로는 송 청장이 구의원 시절부터 24년동안 사상 행정에 관여해 새로운 시도와 도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면서 "송 청장이 여성친화도시 이미지를 구축했다면, 새로운 청장은 또 다른 어떤 좋은 이미지를 구축할지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이어 "송 청장도 처음 단체장이 된 8년 전에는 부서별로 연간 사업계획 보고서를 큰 상자로 준비해 보고한 것을 일일이 보며 현황을 파악했다"면서 "새 청장도 그러한 과정을 거치면 구청 주요사업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당장의 실무적인 능력보다는 어떠한 비전을 제시해줄 수 있는 청장인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대근 당선인은 "어떤 우려가 있는지 잘 알고 있고, 구청에 있는 경험 풍부한 공무원들과 늘 소통하며 사상구를 운영하겠다"면서 "정치 생명이 짧지만 그만큼 빚진 게 없어 깨끗하게 정치할 수 있고, 사상구민의 한 사람이라는 마음으로 새로운 민선 7기를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초선으로 예상되는 시행착오를 소화하는 것이 김 당선인이 무엇보다 빨리 넘어야 할 과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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