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압승 후 청와대의 과제…평화에 가려진 '경제' 살리기

- 한반도 평화 국면에 가려진 '경제 적신호'
- 여당 내부서도 걱정…"핵심 공약이던 일자리 안 좋아져"
- 시간 지날수록 경제로 초점…경제 문제 해결력 시험대 오를 듯

(사진=자료사진)
한반도 평화 국면을 이끌어 온 청와대가 6.13 지방선거까지 압승하면서 국정 운영에 그야말로 탄력을 받았다. 집권 여당은 이번 선거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의 승리를 거뒀고 청와대는 이를 발판으로 국정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제 부분은 잠재적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일자리 악화, 소득분배 악화 등은 그동안 남북, 북미정상회담 등 굵직한 평화 이슈에 가려져 있었다는 해석이 나온다.평화 국면이 안정 궤도에 들어설수록 문재인 정부의 경제·민생 문제 해결 능력도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 역대 최고 지지율…하지만 文도 경계심, 왜?


6.12 북미정상회담과 6.13 지방선거가 끝난 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정 수행 지지율은 79%(신뢰수준95%, 표본오차 ±3.1% 포인트)를 기록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은 56%로 창당 이래 최고치를 찍었다.

긍정 평가의 이유로는 대북 정책·안보(28%)가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북한과의 대화 재개'가 뒤이어 23%, '외교 잘함'이 12%를 기록했다.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때부터 본격적으로 분위기를 타 온 한반도 평화 국면이 최대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 셈이다. 견제 세력이던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대패했다.

그러나 모든 부분에서 청와대와 집권 여당이 합격점을 받은 것은 아니다.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 정착이 플러스 요인이었다면 경제 부분은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했다. 위의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는 12%를 기록했는데, 가장 큰 이유가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39%)'으로 꼽혔다.

청와대에서는 경계심이 감돈다. 지방선거 압승 직후 문 대통령이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을 통해 전한 입장문에서도 이 같은 기류를 엿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당시 "(국민들이) 국정 전반을 다 잘했다고 평가하고 보내준 성원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며 "지켜야 할 약속들과 풀어가야 할 과제들이 머리 속에 가득하다"고 했다.

◇ 각종 통계 암담한 수준…경제, 불안 요소로 작용 가능성

실제 각종 통계 상으로 보이는 수치는 암담하다. 최근 통계청에서는 소득 1분위(하위 20%) 계층의 소득이 통계 기록 이후 최대치로 하락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최저임금의 사각지대에 있는 노령층 등 비근로자의 소득이 감소하면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논란이 가열됐었다.

일자리 문제도 심각했다. 지난 15일 발표된 5월 고용지표에 따르면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달, 8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7만명에 그쳤다. 최근 3달 동안에는 10만명 초반을 겨우 넘겼다.

청년 실업률은 5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5개월 연속 실업자 수가 100만명을 넘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를 두고 "충격적"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여당 내부에서도 걱정스럽다는 시각이 나온다. 한 여당 의원은 CBS와의 통화에서 "일자리를 만드는 게 이 정부의 핵심 약속인데 상황이 안 좋아져서 걱정이 많이 된다"고 했다. 또 다른 의원도 통화에서 "경제지표가 전부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고 본다"고 털어놨다.

큰 틀에서의 방향은 옳지만 정교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의원은 "최저임금 문제를 정교하게 다듬어서 해야 했는데, 의욕이 앞서다보니 거기서 일자리를 많이잃은 것 같다"며 "시장친화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일자리 정책과 관련해서도 (우리가) 방향은 맞지만 정교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곧 단행될 것으로 보이는 청와대의 조직개편 및 인선도 이 같은 기류를 반영할지 주목된다. 최근 문 대통령의 경제 컨트롤타워 한 축인 장하성 정책실장의 경우 때아닌 사퇴설이 불거졌다가 부인하는 등 사퇴 해프닝이 빚어진 바 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지지율이 계속 고공으로 갈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며 "비핵화라는 큰 산을 넘는 올해 연말이 되면 경제 정책 부분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정부의 역할에 대한 고민도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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