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는 16일(한국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의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 D조 1차전에서 1대1 무승부를 거뒀다.
‘우승후보’ 아르헨티나가 포함됐지만 비슷한 전력의 4개국으로 조 편성이 된 탓에 죽음의 조로 불렸던 D조답게 아르헨티나는 첫 경기부터 고전했고, 월드컵에 처음 등장하는 아이슬란드는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의 돌풍을 이어가는 뛰어난 경기력을 펼쳤다.
인구 35만명의 소국 아이슬란드는 단단한 조직력으로 화려한 개인기를 자랑하는 아르헨티나와 맞섰다. 서로의 눈빛만 봐도 원하는 것을 알아챌 수 있을 정도로 호흡이 척척 맞는 모습으로 전반 19분에 내준 선제골을 4분 만에 만회했다. 이후에도 아르헨티나의 계속된 공세를 완벽하게 막았다.
러시아월드컵에 나서는 북유럽 3개국 가운데 아이슬란드가 기분 좋은 출발에 나서며 남은 덴마크, 스웨덴의 경기도 기대를 모은다. 특히 18일 스웨덴전을 앞둔 한국은 아이슬란드와 아르헨티나의 경기를 통해 간접적으로 교훈을 얻을 만하다.
미드필더 구성원의 평균 키가 178cm인 아르헨티나는 아이슬란드(183cm)과 비교해 체격 조건의 열세가 분명했다. 결국 아이슬란드는 체격의 우위를 이용해 이름값에서 훨씬 앞선 아르헨티나를 철저하게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그라운드 위에서의 거친 몸싸움을 피하지 않으며 점유율 8-2의 일방적인 열세를 버텼다.
이는 스웨덴도 마찬가지다. 스웨덴 역시 23명의 평균 키가 185cm를 넘는다. 182cm의 한국보다 우월한 체격조건을 자랑하는 스웨덴이다. 이 때문에 신태용 감독은 특히 더 체구가 작은 측면 수비 걱정이 크다. 공격진 역시 스웨덴과 비교하면 체격조건의 열세가 분명한 상황이다.
수비 상황에서도 아이슬란드는 최전방 공격수까지 11명 모두가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 빼곡히 자리했다. 아르헨티나는 무려 27개의 슈팅을 시도하고도 1골을 얻는 데 그쳤다. 아이슬란드의 수비와 체격 대결에서 패한 메시는 10개의 슈팅을 시도하고도 끝내 골 맛을 볼 수 없었다.
수비와 미드필더의 확실한 블록을 쌓고 경기를 진행하는 점 역시 아이슬란드와 스웨덴이 유사하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실전을 통해 보여준 조직력 차이다. 스웨덴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LA 갤럭시)의 대표팀 복귀를 조기 차단하며 조직력 강화에 나섰지만 완성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체구가 큰 상대 수비수 사이에서 후방에서 정확하게 들어오는 패스를 받아 때리는 슈팅은 분명 위협적이다. 한국도 이 점을 활용해야 한다. 여기에 손흥민(토트넘)이나 이승우(베로나), 문선민(인천)처럼 발 빠른 공격자원이 발이 느린 스웨덴의 수비수 배후공간을 침투해 골을 노리는 방법도 고려할 만하다.
다만 아이슬란드와 스웨덴은 골키퍼의 경험 면에서 결정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
아이슬란드는 아르헨티나전에서 메시의 페널티킥을 정확하게 저지하는 등 연이은 선방을 펼친 베테랑 골키퍼 하네스 할도르손(란데르스)이 이 경기의 최우수선수에 선정됐을 정도로 안정된 모습을 보여준다. 반면 스웨덴은 최종명단에 포함된 3명이 10경기 안팎의 적은 A매치 경력을 가진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한국과 스웨덴전의 결과를 바꿀 또 하나의 결정적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