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6월 15일 (금)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완구 전 국무총리
◆ 이완구>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지방선거 결과 딱 받아들고 느낌이 어떠셨어요?
◆ 이완구> 다들 비슷한 생각을 가졌을 거로 생각이 됩니다마는. 정말 무섭고 엄중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무서운 선거는 처음인데요. 시대의 흐름, 시대정신, 국민 요구를 저희가 담아내지 못했고 전통적인 보수 지지 성향의 국민들로부터도 철저히 외면당했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시대의 흐름, 시대정신. 진짜 국민의 요구는 뭐였는데 그런데 자유한국당은 뭐 했죠?
◆ 이완구> 그거는 뭐 여러 가지로 복합적인 측면이 있습니다마는. 저희가 큰 틀 속에서 너무 오만하고 구태의연한 가치이념에 매몰돼서 접근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 정관용> 특히 남북 간의, 북미 간의 이런 평화 무드 속에서 일종의 정치 쇼다라는 식으로 반응한 이 대목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완구> 그건 홍준표 대표께서 그런 말씀을 하셨는데 남북 관계를 대화나 화해 분위기로 가는 측면에서 그걸 반대하는 국민은 없는 거죠. 원칙적인 틀 속에서 동의를 하고 디테일로 들어가서는 여러 가지 우리 당 입장에서 우려스러운 걱정스러운 부분을 짚어줬어야 하는데 그 자체를 도입 부정하다 보니까 쇼라든가 이런 식으로 얘기하다 보니까 대다수 국민들이 동의를 못했던 거죠.
◇ 정관용> 또 나라가 통째로 넘어간다, 사회주의, 친북 이런 이념적 어떤 편가름의 구도로 정국을 바라본 점.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 이완구> 그건 분명히 잘못됐습니다. 저도 2000년도에 김대중, 김정일 정상회담 때 보수 쪽 진영으로는 저 혼자 이해찬 당시 의원하고 같이 평양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마는. 기본적으로 남북관계를 대화 분위기로 또 공존, 평화의 분위기로 가자는 데 반대할 국민은 없습니다. 따라서 그 자체를 부정하는 듯한 지금 말씀하신 대로 그런 언행은 잘못된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그런데 앞으로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이냐. 이완구 총리는 어떻게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십니까?
◆ 이완구> 글쎄, 어떻게 방법론에 대해서는 아까 모두에 말씀하신 대로 백가쟁명입니다,지금. 이거는 전부 다 입장들이 다르니까요. 하나 분명한 것은 큰 틀 속에서 야당의 존재는 정부 여당을 견제하고 비판하고 이런 큰 기본 원칙을 지켜야 되는 게 야당의 존립 이유 아니겠습니까? 그 야당이 지금 분열돼 있단 말이죠. 그렇다고 분열된 야당이 크게 정체성이라든가 가치이념에서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지금 이른바 우리 한국당하고 약칭으로 미래당이라고 할까요. 큰 틀 속에서 큰 차이는 없어요. 그런데 분열돼 있거든요. 그래서 큰 보수진영의 큰 통합은 이뤄져야 되겠다 하는 생각을 갖고 있고요. 그다음에 우리 한국당만 놓고 볼 때는 지금 전대 얘기도 나오고 당 해체해야 된다는 얘기도 나옵니다마는 우선은 화합이 필요할 것 같아요. 지금 잘 아시겠습니다마는 무슨 파, 무슨 파 해서 아주 많이 갈라져 있거든요. 이래가지고는 당 운영이 안 됩니다. 저도 한 3년 전에 원내대표를 하면서 한 150명 가까운 국회의원들과 함께 국회 운영을 해 왔습니다마는 당내 화합이 안 되면 대여투쟁도 안 되고요. 또 당내 어떤 여러 가지 국회 기능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당내로는 우리 한국당내로는 화합 그 다음에 큰 야권으로는 대통합, 보수 대통합. 이런 각도에서 문제를 풀어가야 되는데 지금 말씀하신 대로 어떻게 할 것이냐, 그렇다면 원칙은 동의하는데 그 방법론상으로는 각자 선 입장에 따라서 다른 것 같아요.
◇ 정관용> 첫 번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분열돼 있는데 별로 다르지도 않다. 이건 합쳐야 한다, 이런 말씀하셨는데 이게 분열되게 된 갈라서게 된 결정적 이유는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태도와 입장의 차이였거든요. 그 점은 어떻게 보십니까?
◆ 이완구> 그렇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도 각자 할 말이 있겠죠. 탄핵을 주도한 분들도 계시고요. 또 탄핵을 찬성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또 탄핵을 반대하는 분들도 계시고. 각자 입장들이 있겠습니다마는 그거 지나간 일이고요. 지금 그 문제를 가지고 다시 재론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일단 지나간 거는 지나간 대로 묻고 앞으로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데 초점을 맞춰놓고 본다면 굳이 통합을 못할 것도 없다, 그런 틀 속에서 이 문제를 바라봐야 될 것 같아요.
◇ 정관용> 지나간 일이니까 일단 다 합치자.
◆ 이완구> 그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자유한국당도 내부에서 과거의 무슨 친박이니 뭐니 구분하지 말고 화합해야 한다 이 말이시군요.
◆ 이완구>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지금 이 마당에서 친홍이다, 반홍이다, 친박이다, 친이다 이런 얘기들을 하고 있는데. 제 입장에서 볼 때는 큰 의미는 없다고 봅니다.
◇ 정관용> 물론 당이 화합하고 보수 전체가 통합하고 이게 상당히 당위론적으로 맞는 방향인 것 같기는 합니다만, 오늘 자유한국당의 일부 초선 의원들이 지난 10년 보수정치 실패에 책임있는 중진들은 정계 은퇴하고 앞으로 당 운영 전면에 나서지 말아라 이렇게 강력하게 촉구했거든요. 이 얘기는 무조건적인 화합이나 통합이 아니라 책임 있는 사람들이 물러나야 당이 바뀌는 거 아니냐라는 주장인데 이거는 어떻게 보십니까?
◆ 이완구> 글쎄, 그분들 나름대로는 또 어떤 논거를 가지고 그렇게 주장을 했겠습니다마는 그렇게 해서 누구는 되고 누구는 물러나고 그런 식으로 한다면 당에 남아날 사람이 없는 거죠. 그러니까 참 답답한 얘기예요. 그렇게 제가 이렇게 바라보니까 과거에 했던 방법을 또 그대로 쓰고 있어요. 과거에 당이 어려울 때 선거에 지고 나면 의원들이 의총을 열게 되면 또 그런 얘기를 해서 책임을 묻고 물러나라 하고 또 그 사람들이 들어서서 또 후배들한테 또 똑같은 얘기를 듣고 또 물러나고. 그래서 이게 과연 그.. 과거에 아직도 전통적, 제가 얘기하는 전통적인 힘이라는 것은 과거의 통상적인 방법을 가지고 또 접근을 하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서 씁쓸합니다. 그렇게 한다고 해법이 나올 것도 아니고 그렇다면 지금 3선 이상 다 물러나야 하죠. 초재선들이 지금 제가 공직 44년 했습니다마는, 정치 24년 하고요. 이게 지금 하루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잖아요. 그런데 국회의원 1년 정도 하신 분들이 이걸 가지고 국회 기능이라든가 정당의 기능이라든가 여러 가지 참 말 못할 정치하다 보면 그런 일들이 있는데. 3선 이상 다 물러나라. 이거 참 말이 안 되는 얘기죠. 그래서 아직도 통상적인 방법으로 이 문제를 바라보겠다는 생각에 좀 씁쓸합니다.
◇ 정관용> 그런데 또 일각에서는 총선 패배, 또 탄핵, 대선 패배, 지방선거 패배까지 쭉 이렇게 계속 패배가 일종에 구도화되어지는 제일 큰 이유는 엄청난 탄핵, 또 국정농단 사태를 거치면서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라는 지적도 분명히 있거든요.
◆ 이완구> 그렇습니다. 그래서 지금 홍준표 대표가 책임을 지고 물러났고요. 기본적으로 이 문제를 정말로 진솔하게 풀려면 누가 누구를 가리키면서 너 물러나라, 너 물러나라 할 게 아니고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우리 모두 한국당 모든 당원들 내지는 국회의원들 또 원외까지 포함해서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라는 그런 진솔한 자세를 보여줄 때 국민들이 믿음을 주고 하지. 여기서 또 전대가 어떻니, 네가 책임을 지니까 물러나라, 과거 10년 동안 책임진 사람 물러나라. 이건 정말로 또 다른 불씨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대상이 누구였든지 간에 저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또 일각에서는 지금 있는 자유한국당하고 바른미래당만 합쳐서 그게 과연 국민에게 새로운 무슨 희망을 주겠느냐. 외부에 있는, 정치권 외부에 있는 범보수진영의 신진 인사들을 대거 참여시켜야 한다 이른바 빅텐트론도 나오는데 어떻게 보세요?
◆ 이완구> 저는 개인적으로, 기본적으로 찬동합니다. 왜냐하면 기존에 보수 진영에서 갖고 있었던 보수의 가치, 보수 이념 가지고는 현재 급변하는 시대적 흐름 또 새로운 세대,젊은 세대들의 바람을 담아낼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한 20~30년 전에 잘 아시는 잘 아시는 영국의 토니 블레어나 독일의 슈레더, 클린턴, 미국의. 이런 분들이 갔던 제3의 길 같은 그런 의미에서의 가치나 이념을 접목을 시키려면 정당 외에 있는 새로운 시민단체라든가 사회단체에 있는 그런 분들의 어떤 새 피 또는 새 중심, 새 가치를 여기다 접목을 해서 당을 새롭게 만들어야 되겠다는 생각 갖고 있습니다.
◇ 정관용> 당을 화합하고 보수 진영을 통합하고 그리고 외부 신진인사도 영입하고 문제는 그걸 누가 주도하느냐입니다.
◆ 이완구> 그거는 다음 문제 같아요. 다들 우리 사회가 우리도 정치가 자꾸 주도를 누가 하느냐. 내가 해야 되겠다는 문제 때문에 결국은 다 내가 되다가 잘 안 되는 경우, 깨지는 경우가 있는데. 누가 하느냐 문제는 그 다음 문제지 누가 하는 문제를 자꾸 앞장세우다가는 이게 안 된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합의를 하고 그 다음에 선거를 하든 취재를 하든 어떻게 하든 그 다음 문제이지 자꾸 누가 하느냐의 문제를 가지고 하다 보면 우리 정치라는 게 자리 욕심이 늘 많아서 그게 잘 안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누가 하느냐는 문제는 그다음 단계로 좀 미루자. 그걸 너무 앞장세우다가는 앞의 그 부분이 안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그 말씀은 조기전대에는 반대하시는 거네요?
◆ 이완구> 저는 뭐 이 전당대회가 과연 이뤄질 수 있겠나 하는 생각이 들고요. 전당대회가 무엇을 위한 전당대회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우선 그러니까 화합하고 통합하고 신진 인사도 영입하자는 방향에 우선 다 동의하는 게 우선이다 이 말씀이고.
◆ 이완구>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렇게 다들 동의를 하면 그다음에는 경선이 됐든 추대가 됐건 그다음에 결정할 문제라고 하셨는데 그때 경선이 만약 이런 게 벌어지면 나서실 건가요?
◆ 이완구> 저는 당권 이런 데에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이 마당에 당권, 당대표, 당권 운운하는 것은 국민들 눈에 결국은 똑같은 사람으로 비칠 거예요. 그리고 결국 사실일 거고요. 이러한 본질적 문제라든가 야권, 보수세력의 복원문제라든가 보수의 가치 재정립이라든가 이런 문제, 본질적인 문제에 우리가 관심을 갖고 접근을 해야지 전당대회라든가 또는 당대표를 할 거냐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결국은 국민들 눈에는 그 사람이 그 사람이고 그 상황이 그 상황이고 그 당이 그 당이 아니겠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일단 방향을 제시하고 방향에 동의합시다 이 말씀까지 오늘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완구> 감사합니다.
◇ 정관용> 이완구 전 국무총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