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씨는 최근 자신의 SNS에 "장벽 자체에 많은 상징성들이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 가치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죄송하다. 상징성에 대한 부여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는데 그곳에 이같은 행위를 해 여러분에게 심려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제 의도는 불순하지 않고 작은 바람과 분단의 현실에 더 자유를 상징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제 내면에서는 11년 만에 이뤄진 (남북)회담이 영감이 돼 이뤄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의도를 떠나 죄송하다는 말을 여러분과 현재 열심히 활동 중인 그라피티 라이터들에게 그라피티의 안 좋은 인상을 더 안겨 드려 죄송하다"며 "부디 노여움을 푸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을 맺었다.
앞서 정 씨는 그림이 그려진 베를린 장벽에 빨강, 노랑, 파랑 페인트로 띠를 그렸고 콘크리트 벽만이 있는 곳에는 '날 비추는 새로운 빛을 보았습니다 내 눈을 반짝여줄 빛인지'라는 문구를 적었다.
당시 정 씨는 자신의 SNS에 "전 세계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분단국가인 대한민국, 현재와 앞으로 미래를 위해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며 베를린 장벽에 그린 그림을 소개하기도 했다.
서부 베를린 쪽 장벽에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어 통일을 염원하는 그림과 글씨가 남아 있었던 것과는 달리, 동부 베를린 쪽 장벽에는 탈출 우려로 인한 시민들의 접근을 제한해 콘크리트 벽만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간과한 정씨로 인해 당시의 흔적들이 알아 볼 수 없게 됐다.
베를린 장벽을 관리하는 중구청은 현장을 확인한 후 경찰에 신고를 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스프레이 페인트로 베를린 장벽을 훼손한 혐의(공용물건손상)로 정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최근 밝혔다.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유럽을 여행할 때 베를린장벽에 예술가들이 예술적 표현을 해놓은 걸 봤는데 한국에서는 사람들이 관심도 없고 흉물처럼 보였다"며 "건곤감리 태극마크를 인용해서 평화와 자유를 표현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