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우택(자유한국당 의원)
◆ 정우택>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안녕하시냐는 얘기를 건네기도 뭣할 정도네요. 성적표 받아본 소감이 어떠세요?
◆ 정우택> 한마디로 참담한 심정이죠. 우리 보수 정당으로서는 사상 초유의 무겁고 엄중한 심판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또 신뢰를 저버린 우리 한국당의 모습에 다시 한 번 사죄드립니다.
◇ 김현정> 아니, 도대체 112석이나 가진 거대 정당이 어떻게 이런 성적표를 받게 됐을까. 왜라고 보세요? 왜입니까?
◆ 정우택> 글쎄 한마디로 얘기하기는 어렵겠지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자가당착에 빠진 당의 모습, 또 정국 오판으로부터 우리 국민으로부터 외면을 받지 않았을까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특히 그동안 보내주셨던 뜨겁고 값진 사랑에 도취돼서 이번에도 기회를 주실 것이다 하는 이런 안일한 생각. 또 당대표의 품격 없는 언동. 이런 것들이 당 지지율을 하락시켰고 특히 마지막에는 선거 전략 부재까지 겹쳐서 이런 결과가 오지 않았나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오판, 자가당착에 빠졌다. 그러니까 지지자들만 보고 큰 민심은 못 읽었다.' 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 정우택> 그렇습니다.
◇ 김현정> 지방선거를 보름 앞두고 정우택 의원이 굉장히 이례적인 보도자료를 냈었어요. 제가 기억을 합니다. 뭐라고 쓰셨냐면 '당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한다. 선거 전략 부재 책임을 지고 백의종군하라.' 그래서 그때 무슨 얘기가 나왔냐면 '아니, 선거가 코앞인데 왜 저렇게 재를 뿌리는가.' 이런 논란도 당 안에서 있었거든요. 이런 결과, 이런 참패를 그때 이미 예상하셨던 겁니까?
◆ 정우택> 선거가 끝나고 책임지는 건 당연하지만. 선거가 끝나고 이렇게 그만둬야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 당시에 이미 바닥 민심은 한국당을 이미 떠나고 있었던 것이 감지되고 있었고. 또 말하기는 정말 쑥스럽습니다마는 '홍준표 미워서 한국당 못 찍겠다'하는 얘기가 심지어 경상도 쪽에서도 심각하게 들려오고 있었습니다.
◇ 김현정> 정 의원님도 들었어요? 홍준표 미워서 나 표 못 주겠다는 얘기를?
◆ 정우택> 저도 지역구를 갖고 있었고 또 이미 제가 그 당시에 경상도 쪽을 여러 차례 다녔었습니다. 그래서 지역구를 갖고 있는 사람이면 아마 거의 다 이 얘기를 들었을 겁니다. 그래서 제가 백의종군이라고 한 표현은 그 당시 선거 앞두고 당대표를 당장 그만둬라, 이런 뜻이 아니고요. 이번 선거에서만큼은 당의 얼굴이 되지 말고 선대위원장직을 좀 덕망 있는 사람한테 맡기고, 본인은 선거 기간 중에 삼보일배라든지 진정성 어린 사죄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면. 저는 지금의 결과보다는 월등 좋았을 거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때 그 보도자료를 보고 홍준표 대표가 뭐라고 그랬냐면, 죄송한 말씀입니다마는 그대로 전하겠습니다. '정우택 의원은 자기 지역의 도의원도 공천 못 한 사람이다.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 이런 반응을 내놓으셨어요.
◆ 정우택> 제 지역의 공천을 못 한 게 아니고 공천이 결정돼서 선거관리위원회 등록까지 했는데 그 본인이 자식들의 반대에 의해서 그것을 내려놓게 된 건 사실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저는 그 말씀은 어디서 좋은 표현을 좀 많이 배웠으면 좋겠는데. 어디서 선배들이 한 나쁜 얘기만 골라서 어떻게 레파토리를 하는지 저는 이해가 안 가지만. 저는 (홍준표 대표) 자기가 기차가 아니라 민심이 기차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민심의 기차가 달리고 있는데 지금 과연 누가 짖는 건지 정말 답답한 얘기라고 저는 생각을 하는데요. 저는 그거에 대해서 대응할 필요도 없고 저는 그대로 왔었습니다만. 정말 민심의 기차, 달리는 기차를 못 보는 지도부가 안타까웠을 뿐입니다.
◇ 김현정> '민심의 기차는 달리는데 그걸 못 보고 그냥 짖고 있는 지도부.' 해석을 굳이 하자면 이렇게 되는 거예요? 어쨌든 홍준표 대표, 결과 보고 물러났습니다. '선거 패배의 모든 책임을 내가 진다.' 이 정도면 적절하다고 보세요?
◆ 정우택> 글쎄요. 당대표로서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이를 두고 적절하다, 적절하지 않다'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그것조차 적절하지 않다, 이렇게 보고요. 하여튼 지금 제가 느끼는 것은 당 지도부가 조금 더 한 발자국 민심에 다가갔으면 이렇게 참혹한 결과를 맞지는 않았을 거다. 좀 이런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 김현정> 패인 분석을 했습니다. 원인 분석을 했어요. 그러면 이제는 어떻게 길을 찾아야 될 건가. 이 부분인데 어제 SNS에 이렇게 쓰셨더라고요. '보수는 죽었다. 다시 태어나겠다.' 다시 어떻게 태어나야 됩니까?
◆ 정우택> 죽었으니까 다시 어떻게 태어나도록 노력을 해야 되겠죠.
◇ 김현정> 원래 죽고 나서 부활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닌데?
◆ 정우택> 당이 죽은 채로 갈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제가 생각하는 보수라는 것은 하여튼 든든한 보수, 또 합리적인 보수. 또 한편으로는 온고지신에 따르는 혁신 보수를 저는 진정성 있게 국민한테 다가갈 때, 우리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현재로서는 당의 분열과 혼란을 어떻게든지 화합으로 일단은 묶어내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고요. 또 신보수 가치를 지켜나갈 어떤 결단력, 또 시련과 상처를 보듬을 수 있는 포용력. 이런 리더가 나와서 당을 수습해 나가야 되겠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여기에 한 가지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인적 쇄신 문제입니다. 우리 제도권 밖에 우수한 인재라든지 또 그분들을 영입하기 위한 여러 가지 개방적 입장을 취하는 거. 또 세대교체 문제 이런 것들을 우리가 무너진 신뢰를 찾아갈 수 있는 또 하나의 길이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외부 인재가 보이세요? 참신한, 정말 이 정도 데려오면 사람들이 '와, 변하는구나, 자유한국당.' 이 정도 소리가 날 인재가 보이세요?
◆ 정우택> 저는 외부에는 인재가 많이 있다고 봅니다. 다만 저희 당이 우선 좀 굳건하게 아까 말한 든든한 보수라든지 합리적 보수라든지 혁신 보수로서 당 체제라든지 당의 운영이 그렇게 될 때 그런 우수한 인재들이 우리 당에 들어오지 않을까. 이렇게 봅니다.
◇ 김현정> 예를 들면 어떤 분 보이세요, 정 의원님?
◆ 정우택> 글쎄요. 사람 특정인을 제가 얘기 하기는 뭣하지만. 저는 이 보수의 가치를 지향해 나가려고 하는 우수한 전문가들이라든지 그런 가치관을 가진 훌륭한 분들이 저는 많이 있다고 봅니다. 제 눈에도 많이 보입니다.
◇ 김현정> 많이 보이세요. 많이 보여도 안 오시잖아요, 그분들. 서울시장 후보 영입하려고 얼마나 노력했습니까? 다 안 됐잖아요.
◆ 정우택> 그런데 그렇기 때문에 우리 당이 우선 이런 올바르게 운영되는 당 체제를 갖추는 것이 우선 급한 것이다. 이렇게 봅니다.
◇ 김현정> 그 당 혁신에 앞장설 각오가 되신 거예요? 나서실 생각이십니까?
◆ 정우택> 저는 제가 작년 1년 동안 정말 당이 어려웠을 때, 제가 이 당이 무너져서는 안 된다는 일념에서 이 당을 구해내 온 한 사람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당이 모든 것을 잘 운영돼나가야 우리 좌우의 균형을 갖춰갈 수 있다, 저는 이렇게 보기 때문에 선당후사의 마음에 대해서는 제가 공인으로서 늘 한결 같은 마음을 갖고 있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굉장히 어려운 상황인데 그러면 이 상황에서 '십자가를 지고 가시라'하면. 전당대회가 열린 다음에 출마도 생각하시는군요?
◆ 정우택> 글쎄요. 지금 시기에 전당대회 일정조차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 김현정> 조금 빠른 얘기는 합니다마는 그 정도 각오는 되어 있으신 겁니까?
◆ 정우택> 그렇습니다. 선당후사의 자세로 당에 헌신하겠다는 것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런데 '그 정도로 되겠느냐'라는 질문들도 지금 들어와요. 뭐냐 하면 물론 말씀하신 대로 비대위를 구성해서 철저히 혁신한 다음에 전당대회로 가는 당을 추스르는 해체 수준으로 재창당 하는 수준으로 당을 추스르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 정도로 안 된다. 당을 해체하고 해산하고 제3지대에서 범보수들 다시 만나야 되는 거 아니냐. 아예 신당 창당이 돼야 되는 거 아니냐'는 의견도 있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정우택> 그런데 그 말씀하는 분들이 정말 현실감을 갖고 하는지는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 당이 지금 해체를 하면, 현재 있는 의원들은 어떻게 되고 결국 누구를 다시 모아서 새로운 또 당을 만들어갈지. 그러니까 이것은 저는 해체라는 것은 마지막 끝장 수준에서 이제 다 정치하지 말자. 그리고 끝나는 그 순간이 저는 해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은 참 어려운 여건이지만, 지금 당을 어떻게든지 좀 추스르는 것이 저는 1번이라고 봅니다. 결국 인적 쇄신이라는 것은, 이다음 21대 국회에서 소위 공천에 의한, 공천 혁명에 의한 인적 쇄신에서 저는 찾을 수 있다고 보고 있고. 또 나중에 커다란 정계 개편에 의해서 당이 어떤 해체와 통합의 수준으로 가는 그런 경우는 있을 수 있다고 저는 봅니다. 그런데 지금 현재 여건이 바른미래당도 그렇고 저희 당도 그렇고 해체를 해서 같이 모여봤자 제로에서 제로가 모이는 게임이다, 이렇게 봅니다.
◇ 김현정> '해체가 의미가 있겠나. 좀 현실적으로 바라봐라' 이런 말씀?
◆ 정우택> 현재로서 해체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 김현정> 해체라는 퍼포먼스라도 보여주지 않으면. 어떻게 보면 국민들에게 보여지는 걸 하지 않으면 '또 그 나물에 그 밥이네. 지도부 얼굴만 바뀌었네. 뭐가 달라졌어?' 이런 얘기들 안 하시겠어요?
◆ 정우택> 지도부 얼굴이 바뀌면서 당 체제나 운영 같은 것들이 바뀌어져야 되겠죠. 그런데 지금 말씀대로 그렇게 국민의 기대가 큰 것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현 시점에서는 그것이 좀 어렵다. 뭔가는 서로 바른미래당도 뭔가는 체제가 갖춰지고 우리 당도 체제가 갖춰졌을 때, 어떻게 앞으로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인가는 그다음의 문제다. 지금 현재는 폭삭 망했기 때문에 여기서 무슨 해체를 해 봤자 더 시너지 효과를 내기 어렵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 김현정> 그럼 체제를 갖춘 다음에 바른미래당하고는 합해야 한다고 보세요?
◆ 정우택> 결국 큰물에서는 보수 대통합에서 만나야 되겠죠. 그렇지만 그게 당 대 당 통합이 될지, 흡수 통합이 될지 또 지금 현재로서는 바른미래당이 불확실한 상황이 아닙니까? 어떻게 나갈지. 그래서 여러 가지 상황을 봐야 되고, 문제는 우리 당 체제라든지, 당이 우선 제대로 서서. 아까 말씀드린 대로 그래도 지금부터 해도 워낙 망가졌기 때문에. 여기서 그래도 올바르게 정책을 내고 또 문재인 정부에서 올바르게 할 때, 저는 길이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천막당사로 가야 돼요? 지금 수준이? 예전 떠올려보자면?
◆ 정우택> 그런 마음까지 갖고 가야 됩니다. 실제로 가게 될지는 우리 의원들하고 더 상의를 해 봐야 되겠지만. 지금 그런 제로에서 시작하는 마음으로 가야 된다고 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도록 하죠. 정우택 의원님, 고맙습니다.
◆ 정우택> 네.
◇ 김현정> 자유한국당 정우택 의원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