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왕’ 사우디, 12년 만의 월드컵서 또 망신

러시아월드컵 개막전서 재현된 무기력한 패배

서아시아를 대표해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나선 사우디아라비아지만 12년 만의 월드컵 복귀는 0-5 참패로 이어졌다.(사진=노컷뉴스/gettyimages)
‘서아시아의 최강’ 사우디아라비아가 러시아월드컵 개막전에서 망신을 당했다. 이번에도 아시아 5개국은 ‘들러리’에 그치는 것일까.

아르헨티나 출신의 후안 안토니오 피치 감독이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는 15일(한국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러시아와 2018 러시아월드컵 공식 개막전에서 0-5 참패를 당했다.

2006년 독일 대회 이후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나선 사우디아라비아는 러시아와 A조 최하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됐다. 개막을 앞두고 국제축구연맹(FIFA)이 발표한 6월 세계랭킹에서 사우디아라비아는 67위로 러시아(70위)와 함께 32개 본선 참가국 가운데 31위, 32위에 그쳤기 때문이다.

덕분에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개막전은 승점 3점을 얻기 위한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졌고, 결과는 개최국 러시아의 5-0 대승으로 마무리됐다. 피치 감독은 처참한 패배를 지켜보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12년 만의 월드컵 복귀전에 나선 사우디아라비아는 러시아전 0-5 패배가 2006년 대회 조별예선 두 번째 경기였던 우크라이나전 0-4 패배를 떠올리게 하는 최악의 출발인 셈이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조별예선 1차전 독일전 0-8 완패와 비슷한 상황이다. 2002년 대회 당시 사우디아라비아는 조별예선 3경기에서 1골도 넣지 못한 채 12골을 내주고 최하위로 조별예선 탈락을 맛봤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대패는 단순한 1패 이상의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는 첫 월드컵 참가였던 1994년 미국대회에서 깜짝 16강 진출 이후 1998년 프랑스 대회와 2002년 한일 대회, 2006년 독일 대회에 이어 12년 만에 출전한 이번 러시아 대회까지 10경기에서 2무8패로 부진한 성적이 계속되고 있다.

우루과이, 이집트와 남은 조별예선도 만만치 않은 대진이라는 점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이번 대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영국 축구대표 출신 해설자 앨런 시어러는 “사우디아라비아는 희망이 없다. 어떠한 노력의 보상도 얻지 못했다”고 혹평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패배는 아시아축구연맹(AFC)을 대표해 러시아월드컵에 참가하는 5개국의 경쟁력 부족을 의미하는 결과라는 혹평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실제로 대회 개막전부터 아시아 5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러시아월드컵에 참가한 5개 대륙 가운데 가장 저조하다는 분석도 있었다.

과연 사우디아라비아의 뒤를 이어 조별예선 첫 경기를 치르는 아시아 4개국은 각자의 조에서 최약체가 유력하다는 세간의 평가를 뒤집을 수 있을까. 사우디아라비아의 뒤를 이어 이란(15일 자정)과 호주(16일 저녁 7시), 한국(18일 저녁 9시), 일본(19일 저녁 9시)이 차례로 조별예선 1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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