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김상조 "총수일가, 비주력 계열사 지분 처분하라"

"핵심 계열사 주식만 보유하고 나머지는 매각해 달라"
SI, 물류, 부동산관리, 광고 등 구체적 매각 업종도 제시
갑을관계 개혁 차질 없이 추진
기업집단 지배구조 자발적 변화 유도
국민들 피부로 느끼기에는 부족할 것 "아쉬워"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취임 1주년을 맞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일감몰아주기 문제 개선을 위해 대기업의 지배주주 일가가 보유한 비주력, 비상장 계열사 지분 처분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일감몰아주기 논란과 관련해 "지배주주 일가가 비주력, 비상장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면서 더 이상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해 주실 것을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영에 참여하는 직계위주의 대주주 일가는 주력 핵심 계열사의 주식만을 보유해 주시고 나머지는 가능한한 빨리 매각해 주실 것을 부탁한다"고 그 방식도 제시했다.

또,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사촌, 육촌, 팔촌 등의 일가의 경우에는 지분 매각이 어렵다면 가능하면 빨리 계열분리 해 주시고 독립적인 거래 관행을 만들어 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례 하나하나에 대해 신중하게 면밀하게 사전 검토를 거쳐서 일감몰아주기, 즉 사익편취나 부당지원의 혐의가 있는 사례에 대해서는 순차적으로 조사.제제할 방침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SI(system integration), 물류, 부동산관리, 광고 등 일감몰아주기 해소를 위해 지분을 매각해야할 계열사의 종류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SI, 물류, 부동산관리, 광고 등과 같이 핵심사업과 관련없는 계열사에 총수일가가 다수의 지분 보유함으로 인해서 일감몰아주기 이뤄지고 관련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생존기반을 상실하는 일들이 반복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SI 업종의 경우 공정거래법상 일감몰아주기 제제의 예외사유인 효율성.긴급성.보안성이 필요한 업종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예외사유가 될 수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나라 SI 기업들만 효율성.긴급성.보안성이 필요한가"라고 반문한 뒤 "선진국의 다른 기업도 다 마찬가지지만 선진국의 다른 기업집단에서 각 그룹마다 SI 업체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다만 비주력 계열사의 지분매각 요구가 사적재산권 침해라는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사적재산권을 침해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밖에도 "과거로 회귀하지 않는 비가역적인 변화가 시작되었다는 측면에서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며 취임 1주년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그간 무엇보다 역점을 둔 과제는 갑을관계 개혁으로 가맹, 유통, 하도급, 대리점 분야별로 순차적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이를 차질 없이 추진해 왔다"고 평가했다.

재벌개혁과 관련해서는 "일관된 원칙을 갖고 기업집단의 지배구조와 경영관행에 대한 자발적 변화를 유도하였으며 순환출자 해소, 지주회사 전환 등 긍정적인 변화의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자평했다.

또, "시장감독기구로서 중대한 법위반은 원칙 고발하는 등 더 이상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제기되지 않도록 엄정한 법집행을 해왔다"고 밝혔다.

실제로 김 위원장 취임 이후 공정위의 고발건수는 57건(2016년)에서 67건(2017년)으로 증가한 반면 자체 조치라 할 수 있는 경고 건수는 같은 기간 1,231건에서 906건으로 감소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그간 국민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왔지만,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시기에는 부족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아쉬운 점을 토로했다.

특히 "지난 1년간 갑을개혁과 재벌개혁이 상대적으로 부각되다 보니 시장경쟁 활성화라는 공정위 본연의 역할이 위축되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취임 2년차를 맞아 △신고사건 처리방식 개편 △서면계약 관행 정착 △일감몰아주기 엄정한 법집행 △혁신성장 및 경쟁촉진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등을 향후 과제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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