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텅빈 한국당 상황실서 울려퍼진 "홍준표 사퇴하라"

-일부 한국당 전 의원·당협위원장, 당사 점거 농성…"보수궤멸 책임져야"
-중진 의원들도 이름 올렸지만 본인들은 "동의한 적 없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13일 여의도 당사 개표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확인한 후 모두 자리를 떠나 빈 자리만 남아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 사실상 '전패' 성적표를 받아든 자유한국당 당사 안에서 13일 "보수궤멸 책임지고, 홍준표는 사퇴하라"라는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구본철 전 한나라당 의원을 필두로 오경훈 전 의원, 이건영 전 당협위원장, 김용호 현 당협위원장 8명은 이날 당 지도부가 출구조사를 지켜본 뒤 자리를 비운 당사 상황실에 등장해 이 같이 외쳤다.

'자유한국당재건비상행동'이라는 단체를 꾸린 이들은 지방선거 패배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큰절을 한 뒤 준비한 성명서를 읽어내려갔다. 이들은 "첫째, 홍 대표와 당 지도부 전원은 즉각적으로 완전히 사퇴하라. 둘째, 한국당 국회의원들은 즉시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비상대책을 세우라. 셋째, 인재와 지혜를 구하는 보수대통합의 문을 활짝 열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이후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당사를 점거할 것이라며 당 대표실 옆 회의실에 단체 이름을 박은 스티커를 붙인 뒤 자리에 앉았다. 뜻을 같이하는 이들이라며 배포한 명단에는 50여 명의 전직 의원·전현직 당협위원장을 비롯해 현직 의원들의 이름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3일 여의도 당사 개표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확인하고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대부분 최근 홍 대표를 비판했던 중진 의원들이었지만, 통화로 연결된 의원들은 모두 "명단에 이름을 올리겠다고 동의한 적은 없다", "처음듣는 얘기"라며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해 해당 단체 측은 "단체의 취지에 대해 설명을 하고 공감을 얻었지만, 명단을 작성해서 배포한다는 얘기는 의원들에게 통보하진 않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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