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정상, 싱가포르에서 한반도의 새 역사 썼다

역사적인 세기의 북미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12일 막내려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 관련 등 큰 틀에서 합의
구체적인 CVID실리지 않아 한계 지적도...앞으로 고위급 회담 등 지켜봐야

12일 오전 회담 직후 만나 악수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더 스트레이츠 타임스)
역사적인 세기의 북미정상회담이 12일 일단 막을 내렸다. 북미는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에 있어 큰 틀에서 합의를 이뤘고, 평화체제 보장과 북미관계 정상화, 전사자 유해 송환 등 여러가지 분야에서 포괄적인 '딜(deal)'을 이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 북미정상회담에서 손을 맞잡음으로써 지난 70년 동안의 적대관계를 해소하고 관계를 정상화할 첫 발을 내딛었다.

양측은 공동합의문을 통해 향후 북미 고위급 회담을 중심으로 이번 회담의 결과를 빠르게 이행해 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합의문에는 미국이 북한에 체제보장을,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는 내용이 담겼는데, 이같은 부분이 앞으로 빠르게 논의돼 나갈 동력을 얻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여러번 만날 것"이라고 했다.

그간 한미 내에서 여러차례 제기돼 온 한반도 내 미군 철수 등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을 감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할 것이라고도 했다. 북한에 대화의 시그널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이같은 메시지는 한반도의 긴장 수위를 크게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으로 양 정상은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 △한반도의 지속적·안정적 평화체제 구축 △4·27 판문점선언을 재확인하며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노력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 유해 송환 등 4개항을 공동합의문에 명시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합의문에 서명하면서 "이제 앞으로 세상은 중대한 변화를 겪을 것"이라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우리는 모두 뭔가를 해내기를 바랐고 특별한 유대관계가 시작됐다"고 언급했다.

양국 정상의 '동등한' 모습이 연출됐던 점도 눈길을 끌었다.

첫 만남에서 북한 인공기와 미국 성조기가 장식된 회담장 입구 양쪽에서 양 정상이 나란히 걸어나와 손을 맞잡았다. 번갈아가며 서로 어깨와 등에 손을 올리며 친근한 장면을 연출했다.

특히 오찬을 마치고 나서는 예견되지 않았던 호텔 내 정원 산책을 함께 했다. 활짝 웃는 모습으로 아래를 가리키며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거나 서로 얼굴을 마주봤다. 짧은 산책 끝에 트럼프 대통령은 긍정적인 언급으로 합의문 내용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언론을 상대로 한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무엇보다 김정은 위원장에게 감사하다"면서 "굉장히 대담하게 국민의 밝은 미래를 위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고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사의(謝意)를 표했다.

반목의 역사를 지나온 북미 정상이 약 5시간동안의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새로운 전기를 썼음은 분명해 보인다.

한계도 지적됐다. 특히 이번 회담의 결과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가 언급되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북미는 북한이 거부감을 갖고 있었던 CVID를 언급하지 않고 오직 '완전한(Complete)'만 언급했다. 이 때문에 향후 비핵화 전망과 관련해 북한에 당근만 안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상 간의 협상에서 이 정도의 포괄적 합의가 나왔다는 것 만으로도 주목할만한 성과란 의견이 나온다. 또 1분 안에 회담장을 박차고 나올 수도 있다고 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계속 이어갔다는 점에서, 공개된 것 외 좀더 깊은 합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단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한 고위급과 이어갈 회담의 추이를 지켜본 뒤 평가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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