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 합성사진 장난질의 비밀 추적해 보니

일베 '합성로고' 사고는 왜 끊이지 않을까?

2018러시아월드컵 공식 엠블럼(좌)과 일베가 합성한 이미지(가운데, 우). 일베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이미지를 공식 엠블럼에 합성해 놓았다.

지난 7일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학생회는 공식 페이스북에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게시글을 올렸다. 하지만 게시글에 사용된 연세대학교 로고는 극우 인터넷 커뮤니티인 일베(일간베스트)에서 합성한 로고였다. 학생회 측은 즉각 이미지를 수정했다.

이에 앞선 지난달 18일 지상파 KBS 2TV '연예가 중계'에서도 일베의 이미지 조작에 관한 방송을 했다.

제작진은 일베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엠블럼을 합성해 유통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하며 원본 사진과 일베 합성 사진을 비교했다.

하지만 방송에서 원본으로 제시한 이미지 마저도 일베가 합성한 사진이었다.

연세대학교 공식 로고(좌)와 일베 합성 로고(가운데, 우).

인터넷에서 '일베 로고'라는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온‧오프라인에서 수없이 많은 악용 사례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일베 합성 로고 사고가 일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부주의다.

특정 로고나 이미지를 사용하려면 공식 사이트에서 내려받아 사용해야 한다. 공식 사이트에는 로고를 내려받는 과정이 다소 번거롭다. 이 때문에 포털이나 구글에서 이미지를 검색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출처를 잘 확인하지 않으면 일베가 설치한 '덫'에 걸리게 된다. 실제로 일베 로고 사고의 해명 대부분은 '담당자 부주의'였다.

그렇다면 포털이나 구글에서 왜 일베가 합성한 이미지가 검색되는 것일까?

일간베스트 게시판에 등록 된 2018 러시아월드컵 합성 엠블럼. 2015년 게시된 게시글은 고화질 합성사진과 함께 관련 키워드를 입력해 포털이나 구글 검색에서 찾을 수 있게 해놓았다. (사진=일간베스트 게시판 캡처)

일베 이용자들이 각종 이미지를 합성해온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일베는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이미지나 로고에 일베를 표시하는 방식으로 이미지를 합성한다. 합성된 이미지는 일베 게시판에 등록해 놓는다.

이때 일베는 합성한 이미지의 품질(퀄리티)을 최상급으로 등록하고 연관 키워드를 상세하게 입력한다.

영상이나 이미지를 작업하는 작업자는 자연스레 '고품질' 이미지를 찾게 되고 이런 조건을 입력할 때 일베가 합성한 이미지가 검색되는 것이다.

영화 포스터에서부터 정부 부처 로고까지 일베가 합성한 이미지는 무수히 많다. 일베 로고는 특정 부분을 바꾸기 때문에 합성 여부를 식별하기 쉽지 않다.

원본 사진(좌)과 일베 합성 사진(우). 대한민국 정부의 경우 '정부' 단어에 있는 ㅇㅂ에 색을 합성해 '일베'를 뜻하는 의미로 바꿨다. 방송사 SBS 로고에는 파란색 이미지 대신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얼굴 사진을 합성해 놓았다.

스페인 축구팀 레알 마드리드 엠블럼 원본(좌)과 일베 합성 로고(우). 앰블럼 가운데 있는 문양을 '일베'를 의미하는 ㅇ과 ㅂ으로 합성했다. 방송사 MBN은 지난 5월 24일 '뉴스8’ 프로그램에서 합성된 사진을 사용한바 있다.

일베 합성 로고 사용을 막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공식 사이트에서 이미지를 내려받거나 직접 이미지를 편집하는 것이다. 이것만 지켜도 일베 로고 사고는 모두 줄일 수 있다.

특히 오는 14일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을 앞둔만큼 일베가 합성한 사진 사용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한편 제작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특정 이미지를 변경했을 경우 저작권 위반으로 처벌 대상이 된다.

공익이나 비평의 목적이 아니라 상대방을 속이고 희화화가 목적이라면 표현의 자유를 넘어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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