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공동 합의문 서명식에서 김여정 제1부부장은 김정은 위원장 곁에 서서 펜 뚜껑을 열어주고 합의문을 펼치는 등 지근 거리에서 보좌를 했다.
서명식에 미리 준비된 펜이 있었지만, 동생인 김 부부장이 직접 건넨 펜으로 사인했다. 이같은 모습은 지난 4월 27일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도 되풀이됐다.
북측 경호원이 김 위원장이 사용할 펜을 소독약까지 뿌리며 꼼꼼하게 닦았지만, 김 위원장은 김 부부장이 건넨 펜으로 방명록에 글을 남겼다.
이날 북미정상회담 업무오찬에도 김 부부장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함께 참석했다. 김 부부장이 김 위원장의 최측근으로서 가감 없이 소통할 수 있는 '오른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후 3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 등 문 대통령의 특사단이 방북해 김 위원장을 면담할 때도 김 부부장이 옆자리에 앉았다.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에서도 김 위원장을 지근 거리에서 보좌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여정 제1부부장은 이미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으로서의 역할을 넘어, 북한의 새로운 '가족 정치'의 한 일원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