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포럼, 이송희일 감독 사건 조사한다 "책임 통감"

"신고인 의사 존중해 최대한 빠르게 사건 조사할 것"

유형준 감독이 이송희일 감독으로부터 성적 추행과 대상화에 시달리는 경험을 했다고 폭로한 가운데, 인디포럼이 대책위원회를 꾸려 최대한 빨리 조사하고 성실히 보고하겠다고 12일 밝혔다. 사진은 이송희일 감독 (사진=전주국제영화제 제공)
유형준 감독이 인디포럼 개막 파티 이후 술자리에서 이송희일 감독에게 성적 추행 및 성적 대상화 발언을 들었다고 밝힌 가운데, 인디포럼 측이 대책위를 꾸려 최대한 빠르게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인디포럼작가회의는 12일 오전 공식 페이스북에 '인디포럼작가회의 C 회원 사건 대책위원회 입장문'을 올려 이같이 전했다. 이번 대책위는 인디포럼작가회의 '성차별, 성폭력, 인권침해 사건 처리에 관한 규정'에 근거한 독립 기구로 외부기관 자문을 받으며 조사 진행 중이다.

인디포럼작가회의는 사건이 일어난 6월 8일 당일 이를 인지했고, 사건 조사를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구성해 사건 신고인(유 감독)을 1차 면담했다고 설명했다.

유 감독은 대책위를 만난 자리에서 피신고인(이송희일 감독)과 사건 발생 현장의 동석인 실명 공개와 공개 사과, 인디포럼작가회의의 공개 사과 성명을 요청했다.

하지만 1차 면담이 끝나고 1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사건 접수 사실이 인디포럼작가회의 내부에 의해 피신고인에게 유출된 정황이 파악됐다. 피신고인은 영화 스태프 구인 사이트를 통해 신고인에게 연락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책위는 "피신고인에게 사건 접수 사실을 고지하였고, 피신고인이 신고인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하지 말 것과 접촉 금지를 통보하며 사건 조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초로 접수된 사건을 1차 사건으로, 이후 사건 접수 내부 유출 및 피신고인의 전화 연락 사건을 별건으로 처리, 2차 사건으로 파악하고 이에 대해서도 따로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대책위는 "신고인의 요청사항이었던 '영화제 기간 내 사건 종결'이 내규에 따른 사건 처리 절차를 고려할 때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여 신고인에게 이에 대한 양해와 설명을 하고자 6월 9일 2차 면담을 진행했다. 대책위는 신고인의 의사를 존중하여 최대한 빠르게 사건을 조사할 것임을 밝히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일 개막한 '인디포럼 2018' (사진=인디포럼 제공)
대책위는 "사건 접수 사실이 내부 유출되고, 사건 접수 이후 피신고인이 신고인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한 것에 대해 대책위는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로 인한 신고인의 고통에 공감하면서 신고인에게 깊은 사과를 전하는 바다. 대책위는 책임 있는 자세로 해당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추후 그 경과를 성실히 보고하겠다"고 강조했다.

인디포럼작가회의는 같은 날 별도의 입장문을 내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투 운동을 지지하고 영화제 동안 성평등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 인디포럼을 지지해주신 모든 분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유형준 감독은 11일 오전 페이스북 그룹 '독립영화당'에 글을 올려 지난 7일 개막한 '인디포럼' 뒤풀이 술자리에서 이송희일 감독으로부터 성적 추행 및 대상화에 시달렸다는 글을 공개적으로 게시한 바 있다. 유 감독은 이번 '인디포럼'에 단편 '아들딸들'로 초청된 바 있다.

올해로 23회째를 맞은 '인디포럼'은 독립영화와 관객이 소통하고 즐길 수 있는 독립영화 축제로, 기획 상영·포럼·영화제작 워크숍 등이 공존하는 차별화된 영화제를 시도해 왔다. 오는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와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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