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감과 기대감이 교차한 가운데 두 정상은 비핵화와 체제 안전 보장을 둘러싼 세기의 협상을 시작했다.
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일찌감치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고, 경호원들과 정부 관계자, 취재진들이 분주함 속에서 두 정상을 기다렸다.
오전 9시 54분 김정은 위원장이 먼저 회담장에 도착했다. 세단에서 내린 김 위원장은 인민복을 입은 채 왼손에 서류를 끼고 오른손에 안경을 든 채 내렸다. 긴장감 탓인지 다소 굳은 표정이었다.
5분 뒤에 트럼프 대통령도 입장했다. 빨간색 넥타이 차림의 트럼프 대통령도 심각한 표정을 짓고 회담장으로 들어섰다.
성조기와 인공기가 교차돼 깔려있는 레드카펫.
오전 10시4분 드디어 두 사람이 양쪽 끝에서 걸어나오며 서로의 손을 맞잡았다.
키 차이가 상당한 두 사람은 약 12초간 악수를 하면서 서로의 눈을 마주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손을 잡자마자 인사말을 건넸고 김 위원장도 고개를 끄덕이며 화답했다.
악수를 마친 뒤 카메라 앞에서 나란히 서서 포즈를 취한 두 사람의 표정은 여전히 긴장감이 묻어났다.
이후 단독회담장으로 이동할때 트럼프 대통령은 자연스럽게 김 위원장의 등을 감싸며 안내했고, 김 위원장도 말하는 중간 트럼프 대통령의 등을 터치하는 등 친밀감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아주 굉장히 (회담이) 성공할 걸로 믿는다. 만나게되서 굉장히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우리가 훌륭한 관계를 가지고 있고, 전혀 의심없이 좋은 관계를 맺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 위원장은 "여기까지 오는 길이 그게 그리 쉬운길은 아니었다"며 솔직한 심경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이어 "우리한텐 우리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고,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때로는 우리 눈과 귀를 가리기도 했는데, 우리는 모든것을 이겨내고 이자리까지 왔다"고 회담에 임하는 진지한 자세를 밝혔다.
김 위원장의 말을 전해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맞는 말(That's true)"이라며 호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소 평범한 인사말을 준비한 반면 김 위원장은 '발목을 잡는 과거'. '그릇된 편견과 관행'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진 것이 눈에 띄었다.
두 정상은 10시10분 통역만을 배석한 채 단독 회담을 시작했다. 이들의 회담은 한국시간으로 2시~2시반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