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대표팀 감독은 11일 야구회관에서 코칭스태프 회의를 열고 대표팀 최종 명단 24명을 확정, 발표했다. "무조건 금메달을 따겠다"는 다짐 속에 뽑은 태극전사들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선 감독은 투수들을 뽑는 데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당초 24명의 절반인 12명이 예상됐지만 11명의 투수가 선발됐다.
좌우완 각각 4명에 사이드암 투수가 3명이다. 사이드암 3인방 중 심창민의 이름은 없었다. KIA 임기영과 두산 박치국, SK 박종훈이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여기서 적잖은 야구 팬들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심창민의 성적이 사이드암 3인방에 비해 더 좋거나 뒤지지 않기 때문이다.
심창민은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30경기 4승 무패 6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ERA) 2.86을 기록 중이다. 블론세이브 3개가 있었지만 이닝당 출루허용(WHIP)이 0.98, 피안타율은 2할이다.
임기영은 올해 10경기 3승5패 1홀드 ERA 5.65를 기록 중이다. 박종훈은 12경기 6승3패 ERA 5.00이다. 박치국은 34경기 1승3패 2세이브 8홀드 ERA 2.70을 기록 중이다.
박치국은 준수한 성적을 냈지만 임기영과 박종훈은 심창민에 비해 성적이 좋다고 보기 어렵다. 박종훈이야 선발 자원이라고 해도 불펜까지 오가는 임기영은 더 그렇다. 야구 팬들이 의아해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심창민의 탈락에 대해 선 감독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선 감독은 "성적만 놓고 보면 심창민이 박치국보다 나을 수 있다"고 전제했다.
올해 심창민이 연투를 했을 경우 ERA는 6.75다. 박치국은 연투 때 ERA가 4.66이었다. 이런 차이가 심창민 대신 박치국이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이유였다.
그렇다면 왜 심창민과 임기영이 비교 대상은 아니었을까. 선 감독은 심창민 탈락의 비교 대상을 박치국으로만 한정했다. 사이드암 투수 1명을 놓고 두 선수를 고민했다는 것이다.
이는 긴 이닝 소화 능력 때문이다. 임기영은 선발과 불펜, 전천후로 쓰일 수 있다. 선 감독은 "1+1 선발 경기를 구상했다"고 밝혔다. 여차하면 선발을 내리고 불펜을 길게 끌고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임기영이 뽑힌 것이다.
임기영은 지난해 불펜으로 시작했다가 KIA의 4선발을 꿰찼다. 올해는 선발은 물론 불펜으로도 뛴다. 투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임기영의 이런 점은 요긴하게 쓰일 만하다. 반면 심창민은 지난해 66경기 75⅓이닝이 커리어 최장이었다. 임기영은 지난해 23경기 118⅓이닝을 소화했다.
물론 선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이런 결정에 각 구단의 미필 선수에 대한 배려는 없어 보인다. 임기영과 박종훈은 모두 군필 선수이기 때문이다. 결국 책임은 감독이 지는 것이다. 과연 선동열 감독의 선택이 어떤 결론을 맺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