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전 위원장의 부음 소식을 접한 문재인 대통령은 유독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자신의 SNS에 "선배님은 엄혹했던 독재정권 시대 1세대 인권변호사로서 후배들에게 변호사가 걸어갈 길을 보여주는 표상이었다"며 "참여정부에서는 국가인권위원장을 역임하셨는데, 그것이 그분께 큰 고통을 안겨드렸던 것이 제게는 큰 송구함으로 남아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좋은 법률가를 뛰어넘는 훌륭한 인격, 저도 본받고 싶었지만,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경지"라며 "제가 정치에 뛰어든 후에는 늘 걱정하면서 한결같은 격려를 보내주셨고 제 당선을 누구보다 기뻐하셨던 존경하는 선배님, 최영도 변호사님의 영면을 빕니다"고 덧붙였다.
최 전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변호사 선배이자 정치적 동지였다.
1971년 사법부의 독립 보장과 개혁을 요구한 최 전 위원장은 유신정권 때인 73년에 재임용에서 면직된 이후 인권 운동에 본격 매진했다. 당시 변호사였던 문 대통령은 최 전 위원장과 뜻을 같이하며 인권 향상에 힘썼다.
이후 최 전 위원장은 인권 운동에 더욱 매진했고 1995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회장으로 선출됐다.
1999년에는 정부의 인권위원회의 설립 부당을 알리며 문재인 당시 변호사와 함께 철회 성명을 내놓았다.
이후에도 최 전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 함께 정치적 뜻을 함께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2012년 대선후보로 나설 당시 최 전 위원장은 법조인 350명과 함께 지지 선언을 하기도 했다.
한편 최 전 위원장의 전통 불교 미술에 대한 조예는 전문가 수준이라고 한다.
최 전 위원장은 2001년에 30여 년간 수집해온1578점의 토기를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을 했다.
기증된 토기는 삼국시대 전기부터 조선 시대에 이르러 국내 토기 문화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연구자료로 꼽힌다.
변호사 출신인 박찬운 한양대 교수는 "몇몇 선배 법률가가 제 롤 모델이 되었지만 선생만큼 제게 큰 영향을 끼친 분은 없다"며 "인권변호사로서 엄혹한 시절을 거쳐 오면서도 인간의 품격을 최고도로 발휘할 뿐더러 품격 있는 법조인이 무엇인지를 알려준 진정한 스승"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