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세현(전 통일부 장관)
◆ 정세현>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우선 정말 우여곡절 끝에 두 정상이 만나는 걸 코앞에 두고 정 전 장관님 소감은 어떠십니까?
◆ 정세현> 일주일 전 예측이 틀렸는데 그거부터.
◇ 김현정> (웃음) 그것부터 해명하시겠어요?
◆ 정세현> (웃음) 그건 뭐 상황 변화가 있었으니까 그렇게 된 건데.
◇ 김현정> 어떻게 상황 변화가 있어요? 그때 사실 자신 있게 말씀하셨잖아요, 갈 거라고. 왜 변한 겁니까?
◆ 정세현> 지금 중국이 종전 선언에 들어와야 된다라는 입장이 강하잖아요, 중국은. 북한도 아마 지금 비행기까지 얻어 타고 오는 그런 형편이기 때문에...
◇ 김현정> 중국 비행기를 얻어 타고 왔다고 보세요? 이거 안전을 위해서 중국 비행기를 임차한 거다, 이런 얘기던데요?
◆ 정세현> 물론 안전 때문에 했지만 그거 얘기할 수 있는 데가 거기밖에 없지 않습니까? 안전이라고 해서 미국 비행기 타겠어요, 우리 비행기를 빌리겠습니까? 그만큼 빌리는 것이지만 중국과 가깝다는 얘기인데 중국이 이렇게 비행기까지 빌려주는 걸 보면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 일어날 동북아 국제 질서의 대변혁. 그 과정에서 절대로, 말하자면 변두리로 밀려날 수가 없다, 주역이 돼야 되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종전 선언에 들어가야 된다는 얘기를 9월 1일 <환구시보>를 통해서 강하게 얘기를 했죠. 그런데 그 이후에 미국이 아마 그런 식으로 하면 남북미 종전 선언도 지금으로서는 곤란하다는 얘기를 했기 때문에 못 가게 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지난주에 무슨 말씀이셨냐면 종전 선언은 어차피 정치적인 선언일 뿐이고 평화 협정이 진짜 종전 협정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좀 중국 빠지고 남북미가 종전 선언만 하는 것까지. 이것까지는 아마 중국이 양해해 주지 않겠는가. 그걸 설득을 열심히 하면 될 거라고 했는데 결국은 설득이 안 된 거예요.
◆ 정세현> 그걸 북한이 좀 해야 된다는 얘기를 제가 했었죠. 그런데 그게 안 된 모양이에요. 그렇게 되면 둘 다 뺍시다. 이렇게 된 거지요.
◇ 김현정> 둘 다 빼고. 그럼 종전 선언은 이번에 못 나오는 겁니까?
◇ 김현정> 7월쯤에 다시 만나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보세요? 그때 7월 만남에서는 그럼 종전 선언을 중국까지 넣어서 갈 수 있다고 보시는 거예요? 어떻게 보세요?
◆ 정세현> 지난번 친서에, 오늘 아침 신문에서 저도 봤는데 중앙일보 단독 보도더군요. 그런데 지난번 친서에 트럼프 대통령의 7월 방북을, 평양 방문을 초청했다는 기사가 있어요. 아직 확인은 안 되지만. 그런데 그 친서를 보고 난 뒤에 회담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얘기를 트럼프 대통령이 했단 말이죠.
◇ 김현정> 그 중앙일보 오늘 단독 보도한 친서의 내용이 맞다면, 맞다면 김정은 위원장이 지금 트럼프 대통령한테 초청을 했다는 얘기예요. “7월에 평양으로 오십시오.” 그런데 그걸 보고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한 번의 만남으로 끝나지 않을 거다라는 얘기를 했다는 건 갈 수도 있다, 이런 얘기로 해석이 된다. 그렇게 보시는 거군요. 7월달에 뭔가 더 후속 조치가 있지 않겠나.
◆ 정세현> 문제가 그렇게 한 방에 끝나지 않은 것도 이유지만 어차피 지금 내일 결론이 안 난다면 원론적인 얘기, 가령 완전한 비핵화와 미국의 체제 안전 보장 및 경제 지원 보장. 이런 등등을 하기로 하였다는 큰 틀의 합의만 발표를 하고 좀 더 구체적인 것은 다음 번 회담에서 결론 내기로 하였다는 식의 발표가 나오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종전 선언도 거기에서 결론이 날 거다 하는 얘기입니다.
◆ 정세현> 판문점에서 6번을 만났어요.
◇ 김현정> 많이 만났어요.
◆ 정세현> 6번을 만났는데도 불구하고 다시 또 싱가포르에서 만나야 할 것 같아요.
◇ 김현정> 오늘 10시에 만난다는 얘기가 있어요. 최선희, 성김 두 사람이.
◆ 정세현> 최선희, 성김 두 사람이 만나고 기왕에 거기 같이 가 있기 때문에 폼페이오하고 김영철도 만나야 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예감이 드는군요. 그러니까 막판까지도 완전 조율이 안 됐다 하는 얘기입니다. 근데 협상이라는 게 그래요. 결국 최종 결정권자가 결론을 내야만 될 것들을 밑에 있는 사람이 마무리하기가 어렵죠.
◇ 김현정> 계속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마지막 담판, 담판 얘기하고 있잖아요. 결국은 끝까지 완전 합의를 다 끝내놓고 정상들이 만나서 도장만 찍는 그런 회담은 아닐 거다, 이번에는.
◆ 정세현> 그건 아니고 더구나 이 북한과 미국은 70년 적대 관계입니다.
◇ 김현정> 그렇죠.
◆ 정세현> 북한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수립된 이후 계속 적대 관계가 유지돼 왔기 때문에 이게 70년 동안 적대 관계를 유지해 오던 두 나라의 정상이 그야말로 최초로 만나는 자리에 처음부터 모든 것이 다 그림이 그려진 뒤에 나와서 사인하고 사진 찍는 그런 식으로 회담이 끝날 수는 없죠. 막판까지 진통이 있을 거고 내일 오전에 이제 결론이 나겠죠.
◇ 김현정> 그 막판 진통의 포인트, 담판의 포인트는 역시 완전한 비핵화의 방법. 그중에는 무기를 반출해서 해체하는 방법. 이런 게 진통이 될까요?
◆ 정세현> 그렇죠. 그리고 미국으로서는 핵무기와 핵폭탄과 ICBM, 1만 3000km짜리 ICBM을 언제 들고 나오느냐 하는 데 관심이 있지만 북한은 그럼 북미 수교나 특히 군사적으로 치지 않겠다는 불가침 합의, 이건 언제 해 주는 거냐. 이거 가지고 밀고 당길 거예요.
◇ 김현정> 결국 스케줄 놓고. 말로만 그러지 말고 우리 스케줄을 탁탁탁 정하자. 이게 지금 마지막에 안 되고 있는 거예요.
◇ 김현정> 회담 오래 가지 않을 거다, 1분이면 된다 그러더니 5초면 된다 또 그래요. 의도 파악하는 데 5초면 된다.
◆ 정세현> (웃음) 하긴 그래요. 5초면 돼요. 표정 보면 압니다.
◇ 김현정> (웃음) 표정 보면 압니까? 그런데 정세현 전 장관 보시기에는 김정은 위원장 측에서 약간 더 양보해서라도 큰 틀의 합의를 이뤘다면 좋겠다고 보시는 거예요?
◆ 정세현> 그래야만 될 수밖에 없는 그런 사정이 있죠. 경제가 굉장히, 경제 발전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기대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높은 것 같아요.
◇ 김현정> 경제.
◆ 정세현> 거기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조금 미국의 요구를 좀 시원시원하게 들어주고 그 대신 미국으로부터 그에 대한 보상을 받으려고 하는 그런 식의 협상을 하지 않겠는가 기대를 해 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아까 소감을 안 말씀하셨어요. 정세현 장관의 소감은 어떻습니까, 오늘 아침?
◆ 정세현> 아... 참 잘돼야 할 텐데 하는 걱정밖에 없습니다.
◇ 김현정> 저는 감동적입니다 이러실 줄 알았는데 걱정됩니다입니까?
◆ 정세현> 아니, 그동안 미국과 북한 사이에 관계사를 70년 관계사를 보면 ‘한 방에 잘 끝나야만 되는데...’ 하는 생각밖에 없어요. 이게 뭐 오래간만에 다시 만나니까 참 반갑겠다 하는 그런 식의 소회 같은 건 없고 잘 돼야 될 텐데 하는 걱정입니다, 오히려.
◇ 김현정> 그러니까 너무 질질 끌면 항상 이게 안 되던 걸 봐오셨기 때문에 이번에 한 방 100%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한 방에 70%, 80%까지는 가야 된다고 보시는 거군요.
◆ 정세현> 그렇죠. 그러니까 그동안에 미북, 북미 회담이 대개 차관보급에서 한 두세 번 있었어요. 그런데 그게 다 뒤에 가서 이런 저런 이유로 ‘악마는 디테일이다’ 하는 표현에 맞게 흐지부지됐단 말이죠. 그런데 이번에는 최초로 정상 간의 만남이기 때문에 앞으로 이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추동력은 있을 겁니다. 그러나 5초면 끝난다는 사람하고 협상을 하는 김정은 위원장이 5초 안에 어떤 메시지를 표정으로 보여줄 것인가. 그리고 또 보낸다 할지라도 그걸 트럼프 대통령이 진정성 있구나. 그러면 계속 얘기해 보자 판단을 해 줄 것인지 그 대목이 제일 걱정이에요.
◇ 김현정> 말씀 듣고 보니까 저도 기도 열심히 해야겠다 이런 생각이. 우리 국민들이 기원을 열심히 해야겠다, 응원 열심히 해야겠다 이런 생각이 드네요.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정 장관님, 고맙습니다. 정세현 전 장관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