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태옥, 자진탈당…"인천·부천시민들께 속죄"
당 대변인 신분이었던 정 의원은 지난 7일 한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서울 사람들이 양천구 목동 같은 곳에서 잘 살다가 이혼 한 번 하거나 하면 부천 정도로 가고, 부천에 갔다가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나 남구, 이런 쪽으로 간다"고 말했다. 지역 비하성 발언이라는 논란은 8일부터 본격적으로 불거졌고 정 의원은 당 대변인직을 사퇴하면서 사태 수습에 나섰었다.
하지만 '이부망천'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로 지역 여론의 반발이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당도 징계검토에 착수했다. 윤리위원회를 11일 열기로 했다가 하루 앞당긴 점도 한국당의 긴박한 상황을 반영한다. 홍문표 사무총장은 이날 통화에서 "사안이 사안인 만큼, 한 시간이라도 빨리 (징계를) 해야 한다는 얘기를 했다"며 "홍준표 대표도 이번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윤리위가 열리기 전 당은 정 의원에게 탈당을 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핵심관계자는 "이심전심으로 당에 해를 끼친 문제는 빨리 본인이 푸는 게 좋다는 의견이 나왔었다"고 밝혔다. 결국 정 의원은 윤리위가 소집되기 직전 당에 탈당계를 냈다.
◇ 수도권 선거 '비상'…"날벼락을 맞은 느낌"
한국당 수도권 의원들이 이번 발언의 파장을 지켜보면서 애를 태우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인천 지역구인 한 의원은 "날벼락을 맞은 느낌"이라며 "우리당 기초단체장 후보 중에도 여당과 박빙구도를 이루는 이들이 있다. 이번 논란으로 판세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답답한 속내를 털어놨다.
마찬가지로 직격탄을 맞은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도 이날 일찍이 기자회견을 열어 정 의원에 대한 당의 '제명 처리'를 촉구하는 등 선 긋기에 집중했다.
유 후보는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도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인천시민들께 머리 숙여 사죄할 것도 요구한다"며 "만일 이런 요구가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저는 특단의 결심을 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배수진을 쳤다. 이 자리엔 한국당 안상수·홍일표·민경욱·정유섭 등 인천 지역구 국회의원들도 함께 했다. 한국당 인천시당도 앞서 정 의원의 자진탈당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놨다.
◇ 지역 여론 들어보니…"어이가 없네"
또 다른 60대 남성도 "인천에 사는 입장에서 굉장히 기분이 안 좋다"며 "한국당 팬인데, 이번에 유정복 시장이 타격이 좀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경기도 부천에서 만난 한 60대 여성은 이번 논란에 대해 묻자 한 더불어민주당 부천시의원 후보가 내 건 현수막을 가리켰다. 현수막엔 '부천시 비하 막말에 맞서는 부천시의원이 되겠다'고 써 있었다. 이 여성은 "지금 그런 얘기를 한다니 조금 이상하더라"라며 "어떻게 국회의원이 그런 말을 하는가"라고 했다.
51살 정 모 씨는 "저라도 고소를 하고 싶다"며 "국민을 국민으로 보는 건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또 다른 일부 시민들은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