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의 'F1 피트 빌딩'에 차려진 인터내셔널미디어센터(IMC)가 현지시각으로 오전 10시 문을 열자마자 세기의 '외교 이벤트'를 취재하러 온 세계 각국의 기자들이 속속 몰려들어 자리를 잡았다.
마리나베이 강가에 자리 잡은 연면적 2만3천㎡, 3층 규모의 F1 피트 빌딩에는 북미정상회담 기간인 10∼13일 전 세계 취재진을 위한 공식 미디어센터가 마련돼 회담과 관련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이날 오전 IMC를 찾았을 때 한·중·일은 물론 서구와 동남아권 등 다양한 지역에서 온 기자들이 센터 출입증을 받으러 1층 부스에 길게 줄을 선 모습이 보였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이 전 세계의 '눈'이 쏠린 행사임을 실감케 하는 장면이다.
싱가포르 유력 매체인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전날 이번 행사를 취재하기 위해 언론인 2천500여 명이 등록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 가운데 80%가 외국 취재진이며 한국, 일본, 미국 언론이 최대 비율을 차지한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번 행사를 취재하는 언론인들을 위해 IMC 2층에 4개의 방으로 이뤄진 총 2천여 석 규모의 업무용 공간을 마련했다.
이곳에 설치된 스크린에서 북미정상회담 관련 영상 등이 각국 취재진에 방영되면서 전 세계로 회담 상황이 알려지게 된다.
IMC 2층을 아침부터 빼곡히 채운 각국 언론들은 이번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취재 열기를 반영하듯 '자리 맡기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이날 정오께에는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외교장관 등을 대동하고 IMC를 '깜짝' 방문해 시설을 돌아봤다.
리 총리가 IMC 2층에 모습을 드러내자 센터에 있던 기자들이 삽시간에 입구로 한꺼번에 몰려들어 리 총리를 에워싸면서 아수라장이 빚어지기도 했다. 그는 '오늘 오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나느냐'는 등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변하지 않았다.
IMC 1층에는 식당이 마련됐는데, 스트레이츠타임스는 3천명 가까운 기자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대형작전'(massive operation)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3층에는 각국 방송사들의 부스가 차려졌다.
2007년 지어진 F1 피트 건물은 세계 최대 자동차 경주대회인 F1 경기를 취재하는 언론인들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이번 회담에 대규모 취재진을 수용할 공간으로 싱가포르 정부가 일찌감치 낙점했다는 후문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행사 기간 IMC에 300명가량의 공무원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센터 관계자는 전했다.
북미 정상의 숙소로 알려진 샹그릴라 호텔과 세인트 리지스 호텔, 회담 장소인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 삼엄한 경비를 유지하고 있는 싱가포르 정부는 IMC 보안에도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F1 피트 빌딩에 택시를 타고 들어가자 진입로에서 보안요원이 취재진의 사전등록 증명서를 검사했고, 센터 입장 시에도 취재진 한 명 한 명의 짐을 검사하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