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끝까지 눈을 뗄 수 없는 전통춤의 '향연'

[노컷 리뷰] 국립무용단 '향연'

국립무용단 '향연' 1막 진연(가인전목단). (국립극장 제공)
국립무용단 '향연' 3막 장구춤. (사진=국립극장 제공)
국립무용단 '향연' 3막 소고춤. (사진=국립극장 제공)
국립무용단 '향연' 3막 오고무. (사진=국립극장 제공)
국립무용단 '향연' 4막 신태평무. (국립극장 제공)
시작부터 끝까지 눈을 떼기 어렵다. 전통춤은 지루하다는 편견을 와르르 무너졌다. 한국의 전통춤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모은 국립무용단의 '향연'은 말 그대로 '특별히 융숭하게 베푸는 잔치' 그 자체였다.

국립무용단의 '향연'은 초연 후 3년 연속 매진 신화를 기록한 대표 흥행 레퍼토리. 소문대로 극장에는 20대와 30대가 관객의 절반을 넘게 차지했다. 젊은 부모의 손을 잡고 온 10대들도 많이 보였다.


공연 초반에는 지루해하는 기색이었는데, 3막부터는 신이 나서 박수와 환호를 무용수들에게 보냈다. 같은 줄에 앉은 외국인들은 "아름답다"(Beautiful), "환상적이다"(Fantastic)고 외치며, 향연에 푹 빠졌다.

'향연'은 궁중무용·종교무용·민속무용 등 각 장르로 엄선한 11개의 전통 소품 레퍼토리를 봄·여름·가을·겨울이라는 4계절 테마 안에 담아낸다.

1막(봄)은 연회의 시작을 알리는 궁중무용, 2막(여름)은 기원의식을 바탕으로 한 종교무용을 선보인다. 어린아이들에게는 다소 지루할 수 있는 부분이다.

관객의 흥분도를 높이는 시점은 역시나 3막(가을)이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가장 흥에 빠지는 순간이다. 모두가 콘서트장에 온 것처럼 몸을 가만히 두지 못한다.

민속무용 '선비춤', '장구춤', '소고춤', '오고무'를 펼치는 3막은 정적이고 절제된 정제의 움직임으로 시작한다. 이후 차츰 현란한 기교와 신명 나는 장단이 돋보이는 화려한 타악으로 변화되어 정점을 찍도록 했다.

마지막 4막(겨울)은 '신태평무'를 통해 태평성대를 바라는 염원을 표현한다.

향연에서 전통춤을 도드라지게 하는 요소는 무대와 의상이다. 간결한 무대 구성은 관객의 시선을 오롯이 춤에 쏠리게 한다.

여기에 극찬해야 할 요소는 의상 색채이다. 예를 들어 궁중무용으로 구성된 1막에서 의상이 모두 무채색으로 꾸며졌다.

이는 디자이너 정구호는 기존의 궁중무용이 화려한 의상으로 인해 춤의 매력이 잘 드러나지 않았다고 생각해서이다. 덕분에 지금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비주얼의 궁중무가 펼쳐진다.

아울러 정구호는 전통춤의 의상과 무대 요소에 각기 사용되던 오방색(적‧청‧황‧흑‧백)을 해체했다.

기존의 전통의상처럼 오방색을 하나의 의상에 모두 사용하지 않고, 무대 전체를 하나의 프레임으로 바라봤을 때 오방색을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로 인해 춤은 더욱 살아난다.

또한 기존의 전통춤 공연이 주로 여성의 춤을 주축으로 구성되었던 것에 비교해, 남성과 여성의 춤을 동등하게 배치해 에너지와 역동성을 높인 것 역시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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