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컬링경기연맹 관리위원회는 김민정 감독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오는 11일 오후 4시 서울 송파구 벨로드롬 동계종목 사무처 공용회의실에서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징계위는 회의장에서 김 감독의 진술을 듣고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여자컬링 국가대표를 지도해 은메달 쾌거를 이끌었다.
경북체육회 소속 여자컬링팀인 '팀 킴'은 경북 의성컬링훈련원에서 방과 후 활동으로 컬링을 시작해 올림픽 은메달까지 획득했다는 동화 같은 이야기로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김 감독은 지난해 3월 평창동계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 과정에서 심판에게 거칠게 항의했다가 징계 대상에 올랐다. 당시 김 감독은 심판이 상대 팀에 더 많은 연습 기회를 제공했다고 판단해 불만을 표출했다.
연맹은 김 감독의 항의 표현 수위가 지나치게 거칠었다고 보고 징계 대상에 올렸다.
김 감독의 아버지 김경두 의성컬링훈련원장도 징계위에 회부됐다.
김경두 훈련원장은 평창동계올림픽 국가대표로 뛴 경북체육회 여자컬링·남자컬링·믹스더블컬링 선수들의 멘토다.
김 훈련원장은 지난해 대한컬링경기연맹 회장 직무대행 시절 회장 선거를 시행하지 않아 징계를 받게 됐다.
연맹은 지난해 6월부터 회장이 공석 상태다.
통합회장 선거 과정에서 자격 없는 선거인단이 참여한 것으로 드러나 전임 회장의 인준이 취소됐기 때문이다.
당시 연맹 부회장이었던 김 훈련원장은 회장 직무대행으로서 60일 이내에 새 회장을 선출했어야 했는데, 선거를 시행하지 않았다.
대한체육회는 60일 이상 회장 공석 상태가 이어진 컬링연맹을 지난해 8월 정관에 따라 관리단체로 지정했다. 관리단체가 된 연맹은 자체 행정 기능을 잃고 최대 2년간 관리위원회 지휘를 받는다.
김 훈련원장은 연맹의 파행 운영으로 대표팀이 올림픽 훈련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었다며 직무대행 기간에 평창동계올림픽 준비를 더 시급한 사안으로 다뤘다고 주장해왔다.
연맹 관리위는 올림픽을 앞두고 김 감독 부녀를 징계하면 대표팀에 악영향이 갈 것을 우려해 징계 결정을 올림픽 이후로 미뤘다.
올림픽 이후에도 관리위는 징계 결정에 부담을 느껴왔다. 김 감독의 평창동계올림픽 공적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또 파벌과 부실 행정 등으로 스스로 무너진 연맹을 향한 부정적 여론도 의식했다.
컬링연맹 회장 선거는 관리위원회 체제에서도 아직 진행되지 않고 있다. 연맹 내부 규정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고, 선거인단 기반도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
국가대표도 공석이다. 팀 킴 등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했던 선수들의 태극마크 유효 기간은 지난 3월 만료됐다. 연맹 관리위는 아직 2018-2019년 국가대표 선발전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징계위에서 활동정지 등 중징계보다는 주의나 경고 수준의 징계가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