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온 강정·밀양 주민들 "재판거래 의혹 수사" 촉구

주민들 "최후의 보루인 법원은 공정하리라 믿었다"

8일 오전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에서 제주 강정마을과 밀양 송전탑 건설 지역 주민들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체제 사법부의 '재판 거래' 의혹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김형준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가 제주 강정마을과 밀양 송전탑 관련 사건 판결을 "정부 운영에 최대한 협력한 사례"라고 언급한 법원행정처 문건에 대해 주민들이 직접 진상규명과 수사를 촉구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주민회와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등은 8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거래' 등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해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현지에서 올라온 주민들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규탄 발언을 했다.

밀양에서 올라왔다는 구미현(69)씨는 "할머니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송전탑을 막기 위해 길에 서 있었던 것뿐이다"며 "최후의 보루인 법원은 공정하리라 믿었는데 그 판결들이 결국 박근혜 정부와의 거래였다"고 말했다.


강정마을에서 올라왔다는 윤성효(81)씨도 "평화롭던 마을이 국가폭력에 짓밟혔다"며 "그 결과로 마을이 갈등에 휩쓸렸고 10년이 지나도록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성역 없는 수사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 5일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특별조사단이 확보해 법원행정처가 공개한 내부 문건에 따르면, 강정마을 주민들이 1·2심에서 일부 승소했던 국방·군사시설사업 실시계획 승인처분 무효 확인 소송을 대법원이 파기환송한 사례가 언급돼 있다.

해당 문건을 작성했던 양승태 시절 법원행정처는 이를 '해군기지 건설을 위한 정부의 국방·군사시설 사업 실시계획 승인 처분이 법적으로 유효함을 선언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문건은 또 밀양 송전탑 건설 관련 판결에 대해 2013년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이 한전 주민들에 대한 공사방해금지가처분을 인용하고 주민들의 공사중지가처분을 기각 결정한 판결을 언급하고 있다.

이들 사례는 해당 문건에 양승태 사법부가 상고법원 입법을 추진하기 위해 "원활한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사법부가 최대한 협조한 사례"로 표현돼있다.

주민들은 기자회견 뒤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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