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와 평가전이 끝난 뒤 많은 축구팬은 불만을 쏟았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만큼은 달랐다.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 첫 상대인 스웨덴전을 준비하는 과정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으며 졸전이었던 볼리비아와 평가전은 스웨덴을 속이기 위한 속임수였다는 평가 때문에 의문은 더해졌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7일(한국시각)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의 티볼리노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볼리비아와 평가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졸전이었다. 손흥민(토트넘), 이재성(전북)이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고는 하나 신태용 감독은 사실상의 주전 선수들을 세계랭킹 59위 볼리비아와 경기에 출전시켰다. 결국 손흥민과 이재성도 후반에 교체 투입돼 볼리비아의 골문을 겨눴지만 끝내 수확은 없었다.
더욱 아쉬운 것은 이날 한국을 상대한 볼리비아가 1.5군 수준에 그쳤다는 점이다. 남미예선에서 10개국 가운데 9위에 그치며 본선 진출에 실패한 볼리비아를 상대로 9회 연속, 그리고 10번째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 한국이 선보인 경기력은 분명 기대 이하였다.
지난 1일 보스니아와 출정식에서 1-3의 참패를 당한 신태용 감독은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을 떠나 대표팀의 체력 문제를 지적했다. 그리고는 강도 높은 체력훈련을 실시했다. 이름하여 파워 프로그램. 불과 볼리비아전을 이틀 앞두고 갑작스레 실시된 체력 강화를 위한 특별 훈련에 선수들이 적지 않게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결국 축구대표팀은 경기 내내 잔뜩 움츠린 볼리비아를 상대로 내용 면에서는 압도하는 듯했지만 끝내 골을 넣지 못하며 웃지 못했다.
신태용 감독의 설명처럼 볼리비아전 이틀 전에 실시된 강도 높은 체력훈련은 스웨덴전을 위한 맞춤형 전략이다. 이제 남은 것은 결과를 기다리는 일이다. 신태용 감독은 “잘 진행되고 있다. 힘들더라도 정신력으로 이겨내며 18일 경기에 맞추고 있다”고 분명한 자신감을 선보였다.
여기에 신태용 감독은 전술 공개를 최대한 피하려고 등 번호 바꾸기도 국내 평가전부터 계속 활용하고 있다.
과거에 전력 노출을 막기 위해 주로 사용됐던 등 번호 바꾸기는 최근 인터넷과 영상 기술의 발달로 크게 활용도가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태용 감독은 마지막까지 스웨덴에 혼선을 주기 위해 등 번호를 바꾸고 선발 명단에 변화를 주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제 운명의 시간은 열흘 뒤로 다가왔다. 신태용 감독이 선택한 대회 직전 파워 프로그램과 다양한 교란 작전은 스웨덴전의 승리를 가져오는 '마법'이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