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경기도지사들의 몰락… 남경필이 '불씨' 살리나?

대권주자였던 김문수·이인제 지방선거 '올드보이' 고전
손학규도 재보궐 '공천' 밀려 뒷방
추격중인 南, '선거불패'로 경기지사 대선 명맥 유지 관건

남경필 한국당 경기도지사 후보(사진 오른쪽)와 같은당의 김문수 후보(사진 왼쪽 맨위), 이인재 후보(사진 왼쪽 가운데), 손한규 바른미래당 상임선대위원장. 이들은 모두 경기지사를 역임한 공통점이 있다.(사진=자료사진)
"아~ 옛날이여, 대권 '잠룡(潛龍)'이던 경기지사 시절이 좋았지..."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역대 경기도지사들이 경기도를 포함, 다른 지역의 광역단체장으로 대거 출마 했으나 예외없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경기지사는 바로 대선 주자급으로 분류되는 관례 등을 감안할 때 급(級)을 낮춰 출마하는 셈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경기지사 출신 출마자들의 경우 '올드보이' 라는 조롱까지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선거에 뛰어든 경기지사 출신 인사는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 이인제 충남지사 후보, 남경필 경기도지사 후보 등 3명으로, 이들 모두 자유한국당 소속인데다 대선 후보·잠룡으로 활약한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하나같이 '대권잠룡' 이상의 활약을 하지 못하는 '흑역사'를 거쳤다. 지역 정가에서는 '대통령을 배출한 서울시청과 달리 경기도청 자리는 조선시대 역병(疫病) 환자들을 묻었던 곳으로 풍수지리상 위치가 안좋아 대권 꿈이 매번 좌절된다'는 웃지못할 미신성 분석까지 종종 제기돼 왔다.

32·33대(2006~2014년) 경기지사를 지낸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는 현재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와의 단일화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으나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원순 민주당 후보에 크게 뒤지고 있다.

그나마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와 2위 차지를 위해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실정으로. 경기지사 재선에 성공하고 유력 대선주자로 각광받던 과거를 비춰보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29대(1995~1997년) 경기지사를 역임한 이인제 후보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일자리 50만 개 창출'을 대표공약으로 내세워 양승조 민주당 후보와 경쟁을 벌이고 있으나, 역시 여러 여론조사에서 큰 격차의 열세를 보이고 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미투(Me Too)' 사태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 했으나 승기를 잡기에는 지역 민심이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입후보 한 횟수만 9번인 정치계 거목의 체면이 말이 아닌 셈이다.

선배 후보들의 이 같은 몰락(?)은 경기지사 출신 후보 중 막내격인 남경필 후보(34대·2014년~2018년)에게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가 되고 있다.

남 후보 재선의 수성(守城) 여부는 경기지사 출신 정치인의 명맥은 물론, 경기지사 대선도전의 지속성 등에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 후보의 현 '스코어'도 선배들 보다 낫다고 보기 힘들다.

'맹추격을 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는 있으나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게 각종 여론조사에서 크게 뒤쳐진 상황이다. '선거불패' 신화를 이어갈지, 국회의원 5번을 포함해 총 7번의 선거에서 처음으로 '패'를 기록할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치권의 한 중진 인사는 "남 후보가 경기도지사 출신 선배들의 구겨진 체면을 그나마 세워줄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돌아가는 상황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한편,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31대·2002~2006년·바른미래당) 역시 '경기지사 고난의 행군' 스토리에 회자되고 있다. 손 전 지사는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서울 송파을)에 명함을 내밀었으나 같은 당 박종진 후보에게 공천서 밀려 출마를 포기한 상태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