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 놓고 둘로 쪼개진 사법부…법원장간담회 주목

오전 10시 전국법원장간담회 논의 시작…'신중론' 우세 전망
김명수 "의견 차이 있는 것 당연…소홀함 없이 살필 것"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의혹'과 관련해 열린 전국법원장 간담회에서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을 비롯한 전국법원장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사진=박종민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관 사찰과 재판 거래 의혹 등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대한 형사조치 요구가 높은 가운데 7일 열린 전국법원장간담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발 등 수사의뢰를 요구하는 일선 소장파 판사들과 이를 반대하는 중견·고참 판사들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어서 사법부 원로 격인 법원장들 목소리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이날 열린 법원장간담회에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특별조사단장을 맡은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을 비롯해 총 36명이 참석했다.

참석 대상자 37명 가운데 이동원 제주지법원장은 선거관리위원회 일정으로 불참했다.


법원 안팎에서는 법원장들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사법부의 독립성 침해 등을 우려해 '형사조치에 신중하자'는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5일 형사고발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힌 서울고법 부장판사 회의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해 간담회에 참석한 한 지법원장은 "다양한 의견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신중히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차관급인 서울고법 부장판사들은 회의를 열고 "향후 관련 재판을 담당하게 될 법관에게 압박을 주거나 영향을 미침으로써 법관과 재판의 독립이 침해될 수 있다"라는 이유를 들어 형사고발 등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사실상 검찰 수사를 반대한 서울고법 부장판사회의 의결로 사법부는 둘로 쪼개진 모양새다.

단독, 배석판사들로 이뤄진 소장파 판사들은 여전히 검찰 수사를 통한 진실 규명을 주장하고 있다. 서울중앙·서울가정·수원·부산·광주·울산·대전지법 등에서 열린 단독·배석판사 회의는 성역 없는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사찰 등 피해 당사자 판사를 비롯한 일부 판사와 시민단체 등도 형사고발을 거세게 요구하고 나섰다.

다양한 인사들로 구성된 사법발전위원회도 지난 5일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 내부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사법 개혁을 이끌어가야 할 김명수 대법원장 고민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형사조치나 내부 해결 등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내부 반발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대법원장은 다양한 의견을 모두 고민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출근길에서 "여러가지 입장에 따라 의견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모든 의견이 우리 법원이 현재 처해있는 상황이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느 하나도 소홀함이 없이 제가 결론을 내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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