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표가 생기니, 우리 동네가 보인다
"이번에 투표할 수 있으니까, '내 목소리도 들린다'고 느끼거든요."
지난 2011년 영주권을 취득한 영국인 폴 카버(42)씨는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처음 투표권을 행사한다.
이젠 어엿한 유권자로서 한국 사회에 참여하는 사람이 됐다는 게 투표에 나서기로 한 카버씨의 뿌듯함이다.
내가 사는 '동네 이야기'는 외국인 유권자들에게도 가장 큰 관심사다.
동네 소음 공해로 불편을 겪고 있다는 서울 성북구 주민, 호주인 재코 즈웨츨루트(44)씨는 이 문제를 풀어줄 지역 일꾼을 찾고 있다.
두 딸을 둔 일본인 무나오카 사쿠라(34)씨는 복지·여성·아동 정책에 눈길이 쏠린다.
사쿠라씨는 "두 딸이 있다 보니 생리대를 지원한다는 공약에 눈길이 갔다"며 "이것에 대해 자세하게 공약과 정책을 쓴 후보에게는 믿음이 생기더라"고 말했다.
◇이국적 선거 문화…"중국선 못해본 '민주주의' 신기해"
모국과 다른 한국의 선거 문화가 외국인 유권자들에게는 새롭게 다가오기도 한다.
즈웨츨루트씨는 선거 공보물들에 후보자들의 얼굴이 유난히 크게 인쇄돼있는 것이 마냥 신기했다.
특히 전과 기록을 공개한 건 신선한 충격이었다고 했다.
즈웨츨루트씨는 "호주엔 없는 소음공해 수준의 확성기 광고도 생소한 풍경이었다"고 했다.
무나오카씨도 "일본에서는 투표해도 확 바뀐다는 느낌이 없었다"며 "한국에선 대통령도 그렇고, 뭔가 변하는 게 보여서 더 기대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 한국에서 영주권 취득 이후 3년이 지나 선거인명부에 오른 외국인은 모두 10만 6205명이다.
지난 2006년 처음 외국인들의 투표를 허용한 때부터 꾸준히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