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체제 관리 유엔司, 종전선언 이후 어떡하나

국책연구기관 고위관계자 "점진적 단계적으로 현실적 조정 필요"
"북한은 비핵화 자체는 거부않지만 CVID 용어 자체에 역사적 거부감 있어"

오는 12일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전쟁 종전선언이 나올 가능성에 높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 조야에서는 종전선언이 한미 동맹에 가져올 변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종전선언 이후 정전 상황을 관리하는 유엔 사령부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문제가 대두될 수 있어, 이를 어떻게 현실적으로 조정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을 방문 중인 한 국책연구기관 고위관계자는 5일(현지시간) 워싱턴 특파원들을 만나 종전선언과 관련해 "미국 내에서는 이것이 북한에 주는 인센티브로 보기 보다는 한미동맹이 변화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우려가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정전체제를 관리하는 유엔사령부의 기능과 역할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는데, 유엔사는 주한미군의 지위와도 연결되고 일본 후텐마 기지에는 유엔사 소속 공군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종전선언을 하되 유엔사는 점진적, 단계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이 필요하며 현실적인 조정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종전선언 이후 발생할 문제에 대해 미리 현실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이 관계자는 또 "종전선언 이후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문제는 한국과 미국 내에서 모두 연구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현실적으로 평화협정을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단계로 나눠서 하는 방법도 가능할 것"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이 내놓은 비핵화 방법론인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서는 "북한이 비핵화 자체를 거부한다기 보다는 CVID라는 용어 자체에 역사적, 이념적인 거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측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여전히 거두지 않고 있지만, 사실 북한은 비핵화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고 부시 전 행정부가 '악의 축' 발언으로 비롯되는 적대적 환경에서 내놓은 CVID라는 개념을 거부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이런 경우에는 굳이 합의문에 CVID라는 용어를 넣기보다는 비핵화의 개념을 풀어서 내용을 집어넣는 방법도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미 당국자들과 싱크탱크 관계자들을 만나본 결과 미국에서는 아직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보장이 무엇인지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는 못하는 것 같았다고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정권 자체는 지금도 안정돼 있기 때문에 체제보장 요구를 김정은 정권의 보장으로 이해해서는 안 되며, 체제보장이라는 것은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와 평화체제 구축(긴장 완화 조치), 경제협력 환경 구축 등으로 나눠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제도적 측면이 강조되는 미국과 달리 북한은 체면 등 정치적인 것도 중요하다"며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한다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제재 해제 등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평양 방문이나 북한 경제 시찰단을 미국에 초청하는 것 등도 검토해볼만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미국 측에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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