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블랙리스트' 고발 첫 시험대…다양한 의견제시만

사법발전위원회 수사 필요vs불필요 엇갈린 의견제시
편향된 위원 구성에 비판도…"하나마나한 결론"

김명수 대법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부 블랙리스트' 정황에 대한 검찰 고발여부에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가 다양한 의견을 냈다.


소장파 판사들이 주축인 전국법관대표회의와 고위 법관들로 구성된 전국법원장간담회의 결과를 엿볼 결과들이 속속 공개되는 가운데 사실상 김명수 대법원장의 결단이 남은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법원장은 5일 오후 2시부터 사법발전위원회 위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약 1시간 동안 이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양승태 대법원의 재판거래와 특정 판사와 판사모임을 사찰한 정황이 담긴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검찰에 고발할지 여부를 가릴 첫 번째 시험대다.

사법발전위원들은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관련 특별조사단(단장 안철상 법원행정처장) 조사결과에 대해 '내부 계획에 불과한 내용을 조사했다', '의혹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등 상반된 비판을 내놨다.

그러면서 △410개 모든 문건 공개 △신속한 징계 등 처분 필요 △불이익이 확인된 증거가 없어 수사 불가 △수사 필요 등 여러 의견을 내놨다.

앞서 위원장인 이홍훈 전 대법관 포함 12명으로 구성된 사법발전위원회가 법원 안팎의 인물들로 구성돼 중립적인 성격을 보이기 때문에 김 대법원장의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사법발전위원들의 구성이 편향돼 건강한 논의기구가 될 수 없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법인권사회연구소 오영경 연구위원은 "외관의 공정성도 없고, 실제로 공정하지도 않고, 동색끼리 모여 창의적인 해법도 내지 못하고, 하나마나한 결론을 내고 세금 낭비하고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부 블랙리스트' 피해자인 차성안 판사도 "뭔가 짜여진 각본대로 간다는 나의 의심이 사찰 피해자들이 보이는 과대망상에 가까운 것이기를 희망해 본다"고 의구심을 제기했다.

한편 김 대법원장이 의견 수렴 창구로 지목한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오는 11일 열린다. 소장파 판사들이 주축인 회의체로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일선 법원의 단독‧배석판사들의 목소리가 공식적으로 의결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 대법원장의 밝힌 또다른 의견 수렴 기구인 전국법원장간담회는 이와 반대로 사법부에 대한 외부 개입이 낳을 부작용을 우려해 책임자들에 대한 검찰 고발을 반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력 15년 이상의 부장판사들이 판사회의에서 사법부 블랙리스트에 대한 '책임 통감'에 그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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