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방선거는 '문재인 선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문 대통령의 인기가 높은 상황에서 치러지는 만큼 문재인 청와대 출신의 후보자들이 선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선거에서 고배를 마시게 되는 후보들과 관련해서는 그만큼 지역의 바닥민심이 문 대통령에 호의적이지 않다는 점을 방증하기도 할 것이다.
현재 문 대통령 청와대 출신으로 지방선거 후보자로 등록된 인물은 모두 8명.
문대림 전 제도개선비서관과 은수미 전 여성가족비서관은 각각 제주도지사와 성남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뛰고 있다.
행정관 출신으로는 오중기 전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경북도지사 선거 후보자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아울러 이재수 전 농어업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춘천시장 후보에, 서철모 전 제도개선비서관실 행정관은 화성시장 후보에, 백두현 전 자치분권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경남 고성군수 후보에, 채현일 전 정무수석실 행정관은 서울 영등포구청장 후보에, 김병내 전 정무수석실 행정관은 광주 남구청장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먼저 문대림 후보는 현 제주도지사인 원희룡 무소속 후보를 상대로 좀처럼 쉽지 않은 싸움을 하고 있다. 여러 여론조사에서도 문 후보가 원 후보에 10%p 안팎으로 뒤지는 상황이다.
'현역 프리미엄'을 누리는 원 후보는 일찌감치 바른미래당을 탈당하면서 좀처럼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는 바른미래당과 선긋기에 나섰다.
오히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도민들이 명령하면 민주당에도 입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인기에 편승하려는 듯한 발언도 한 바 있다.
은수미 성남시장 후보는 야권 후보들을 상대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차량기사 지원 의혹에 연루돼 논란에 휩싸이긴 했지만, 여전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한국당 박정오 후보와 바른미래당 장영하 후보는 단일화 움직임에 군불을 떼는 등 전세역전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판세가 크게 움직이지는 않는 분위기다.
민주당의 최대 험지로 불리는 경북도지사에 도전하는 오중기 후보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당 이철우 후보가 '보수의 심장'으로 분류되는 경북지역에서 여론조사 1위를 굳건히 지키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최근 민주당의 지지도가 소폭 상상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오 후보도 막판 뒷심을 발휘해 역전을 노리고 있다.
이 후보는 문 대통령과 최문순 강원도지사 후보의 인기와 한반도 평화 움직임의 영향을 최대한 활용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고, 최 후보는 '현역 프리미엄'으로 표심 잡기에 나선 상황. 최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백두현 경남 고성군수 후보도 한국당 김홍식 후보를 상대로 쉽지 않은 승부를 하고 있다.
보수성향이 강하고 연령대가 높은 지역이어서 김 후보가 강세를 보이지만, 고성이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의 고향이라는 점과 백 후보와 김 후보가 친구 사이라는 점 등으로 인해 백 후보도 해볼만한 싸움으로 보고 있다.
영등포구청장 채현일 후보와 광주 남구청장 김병내 후보는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인기와 함께 승기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단임 대통령제에서는 지방선거나 총선거가 정부의 중간평가 역할을 한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1년여 만에 빠른 중간고사를 치르게 된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 참모 출신으로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의 선거 결과는 직접적인 문 대통령의 지지도와 향후 국정운영 동력의 수준을 짐작하게 하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