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거 판세분석회의 후 브리핑에서 "사실상 (우리당의) 전통적 지지층이 모인 지역에서 보수층이 결집하는 결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울산과 경남의 지지층이 결집하는 추세가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나온 국회의원 재보선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우리당 후보들이 많이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렇지만 선거현장에서 느끼는 체감 지지율은 많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한국당 김문수,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 간 논의되고 있는 후보 단일화 문제에 대해선 사실상 안 후보의 '사퇴'를 요구했다고 장 대변인은 전했다.
장 대변인은 "홍 대표가 '안 후보가 이번에 결단을 내려주면 향후 선거가 끝난 후 안 후보가 보수가 통합될 수 있는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냐'고 했다"며 "안 후보의 인지도와 이미지는 좋지만 후보 단일화가 됐을 경우에 조직적 측면에서 그걸(단일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인지 고민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당의 조직력이 필요한 상황인데, 안 후보로 단일화될 경우 바른미래당이 지닌 조직력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안 후보가 대승적 결단으로 양보해 주시면 지방선거후 양당이 대동단결해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막고 야권 대통합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며 "조직과 정책면에서 우세에 있는 김 후보가 사퇴하기는 참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실적으로 선거는 조직의 열세로는 치를 수가 없다"며 "안 후보의 구국적 결단을 앙망(仰望)한다"고 안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같은 발언은 지방선거 이후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사이 '보수재통합' 등 정계개편을 염두에 둔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으로는 지속적으로 김 후보에게 양보를 요구한 안 후보에게 역으로 '후보 사퇴' 제안을 하면서 단일화 무산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당내 후보들의 요구로 지난 4일부터 현장 유세를 중단한 홍 대표는 당분간 이같은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장 대변인은 "당분간 각 지역 인물들이 (상대 후보와) 비교되고 잘 부각시킬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며 "예컨대 홍 대표가 대구를 방문하면, 권영진 대구시장 후보에 대한 이슈를 덮어버린다. 선거 후반부 전략을 어떻게 짤 건지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