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률 희비 교차… MBC '회복' SBS '고전'

MBC '검법남녀', '이리와 안아줘', '이별이 떠났다' 상승세
SBS '기름진 멜로', '훈남정음' 기대 이하

최근 신작 드라마가 쏟아지는 가운데, 시청률 때문에 방송사들의 표정이 엇갈렸다. 한때 1%대까지 시청률이 곤두박질쳤던 MBC가 회복세를 보이지만, SBS는 야심 차게 준비한 두 작품이 모두 기대 이하의 시청률로 울상 짓고 있다.


◇ 신작 세 편 모두 시청률 상승세인 MBC

왼쪽부터 MBC 월화드라마 '검법남녀', 수목드라마 '이리와 안아줘', 주말드라마 '이별이 떠났다' (사진=MBC 제공)
시청률 집계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첫 방송된 MBC '검법남녀'(극본 민지은·원영실, 연출 노도철)는 4.5%(이하 시청률 모두 전국 기준)의 시청률로 순조롭게 출발했다. 바로 직전에 방송된 '미치겠다, 너땜에!'(2.4%)와 '위대한 유혹자'(2.2%)와 비교하면 약 2배가 된 것이다.

'검법남녀'는 피해자를 부검하는 괴짜 법의학자 백범(정재영 분)과 가해자를 수사하는 초짜 검사 은솔(정유미 분)의 특별한 공조를 그린 드라마다.

이미 완성형인 남성 스승과 의욕 넘치는 여성 후발주자가 실수 연발하며 성장해 간다는 이야기는 이미 자주 봐 온 것이지만, 개성 있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탄탄한 이야기가 전개돼 차츰 시청률이 오르고 있다.

6회(5.2%)에서 처음 5%대를 돌파했고, 지난달 28일 방송된 10회에서 6.7%로 자체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가장 최근 방송된 12회 시청률은 6.4%였다.

지난달 16일 시작한 MBC '이리와 안아줘'(극본 이아람, 연출 최준배)도 드라마 팬들 사이에서 재미있다는 반응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첫 회 3.1%로 출발한 시청률은 12회 5.9%로 약 2배 올랐다.

부모를 죽인 가해자의 아들 채도진(장기용 분)과 사랑에 빠지는 여성 한재이(진기주 분)의 이야기로, 다소 자극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두 주인공의 어린 시절부터 차근차근 서사를 쌓아가 개연성을 확보하고 있다.

무엇보다 감정 없는 사이코패스이자 자신의 연쇄살인 경험을 책으로 펴낸 윤희재 역을 맡은 허준호의 섬뜩한 연기가 인상적이다. 주인공 간 사랑의 걸림돌이 되는 '가족사'의 정점에 윤희재가 있고, 덕분에 '이리와 안아줘'는 진지함과 긴장감까지 갖추게 됐다.

드라마 메인 연출로는 8년 만에 돌아온 김민식 PD의 신작 '이별이 떠났다'(극본 소재원, 연출 김민식)도 시청률 상승세다. 남편과 아들에 상처 입고 스스로를 가둔 50대 기혼 여성 영희(채시라 분)와 아이를 배고 무작정 영희 집에 들어오는 정효(조보아 분)의 동거기를 다룬 '이별이 떠났다'는 첫 회 5.6%에서 8회 9%까지 시청률이 한 계단씩 올랐다.

'이별이 떠났다'의 강점은 채시라, 이성재, 정혜영, 정웅인, 양희경 등 믿고 보는 연기력을 갖춘 중년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는 점이다. 정효 역의 조보아와 한민수 역의 이준영도 캐릭터에 맞는 안정적 연기를 펼치고 있다.

◇ 예상보다는 부진한 SBS

위쪽부터 SBS 월화드라마 '기름진 멜로', 아래 왼쪽부터 수목드라마 '훈남정음', 주말드라마 '시크릿 마더' (사진=SBS 제공)
반면 SBS는 최근 방송을 시작한 평일 드라마들이 고전하고 있다. '파스타', '미스코리아', '질투의 화신' 등 특유의 맛깔 나는 대본으로 사랑받은 서숙향 작가의 '기름진 멜로'는 지난주 '검법남녀'에게 동 시간대 2위를 뺏겼다. 5.8%로 출발해 8회(5월 15일)에서 6.8%까지 올랐으나, 15회(5월 29일)에 4.5%까지 떨어졌다.

SBS 월화드라마 '기름진 멜로'(극본 서숙향, 연출 박선호)는 달궈진 웍 안의 펄펄 끓는 기름보다 더 뜨거운 세 남녀 서풍(이준호 분), 두칠성(장혁 분), 단새우(정려원 분)의 이야기를 다룬다. 세 사람의 로맨스가 중심이지만, 중식당을 배경으로 한 만큼 실제 셰프를 연상케 할 만큼 능숙한 손놀림을 보여주는 이준호의 요리 연기도 쏠쏠한 볼거리다.

하지만 다른 사람과 바람이 난 자신의 전 부인에게 칼을 던지는 데이트 폭력 장면이나, 잠자리 제안이 거절당하자 노래방 도우미를 불러 아쉬움을 달래는 모습 등이 나와 비판받기도 했다.

7년 만에 다시 만난 남궁민-황정음의 조합으로 기대를 모았던 수목드라마 '훈남정음'(극본 이재윤, 연출 김유진)도 기대보다는 못 미치는 시청률을 보이는 중이다. 5.3%로 시작했던 시청률은 5회(5월 30일)에 3.7%로 떨어졌다가 8회(4.1%)에 4%대를 회복했으나 지상파 3사 중 3위다.

'훈남정음'은 사랑을 거부하는 비연애주의자 훈남(남궁민 분)과 사랑을 꿈꾸지만 팍팍한 현실에 연애포기자가 된 정음이 연애 불능 회원들의 솔로 탈출을 도와주다가 사랑에 빠져버린 코믹 로맨스다.

로맨틱코미디는 시청자들의 설렘을 유발하는 장르이긴 하지만, 그동안 수많은 작품이 나온 탓에 충분히 익숙한 장르이기도 하다. 밝고 긍정적인 여자주인공과 집안과 배경 좋은 남자주인공의 조합도, 사랑에 빠지고 그 감정이 깊어지는 과정도 그다지 새롭지 않다는 의미다.

송윤아X김소연의 워맨스를 내세운 '시크릿 마더'(극본 황예진, 연출 박용순)는 조금 다르다. 하루에 4회 연속방송하는 까닭에 낙폭이 더 크긴 하지만, 차츰 안정세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첫 회 4.8%였던 시청률은 가장 최근 방송된 16회(6월 2일)에 7.4%가 나왔다. 최고 시청률 7.8%(5월 12일)와 큰 차이가 없는 수치다. 지난주에는 회를 거듭할수록(5%→6.5%→6.6%→7.4%) 시청률이 올라갔다.

'시크릿 마더'는 아들 교육에 올인한 강남 열혈맘 김윤진(송윤아 분)의 집에 의문의 입시 보모 김은영(김소연 분)이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워맨스 스릴러다. 두 사람뿐 아니라 각 인물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관계와 사건이 하나둘씩 실마리가 풀리게 되는 만큼, 향후 시청률 추이가 어떻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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