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세현(전 통일부 장관)
◆ 정세현>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일단 6.12 회담은 확정이라고 이제는 봐도 되는 겁니까?
◆ 정세현> 네. 이제는 못 뒤집을 거예요.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우리가 지난번에도 못 뒤집을 줄 알았는데 뒤집었잖아요. 이제는 정말 확실한 거예요?
◆ 정세현> 친서까지 받고 그랬는데 그러겠습니까? 그렇게 되면 트럼프가 이제 우습게 되죠.
◇ 김현정> 우습게 되니까 이번에는 확정이다. 그러면 주말 사이에 벌어진 일들. 우선 김영철 통전부장이 들고 간 친서 거기에 뭐가 담겨 있었고 그걸 읽고 트럼프 대통령은 뭐라고 답변, 뭐라고 메시지를 줬을지. 어떻게 보세요?
◆ 정세현> 그건 내용은 저도 모릅니다. 그건 그쪽에서 공개를 하지 않으니까. 다만 친서를 보고 12일날 회담하겠다고 결심을 한 것 보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 속에 트럼프 마음에 드는 얘기가 좀 있었을 것 같아요. 내용은 모르지만. 예를 들면 당신이 바라는 비핵화 내가 확실히 해 준다. 그러나 그것이 한꺼번에 안 될 거다.
◇ 김현정> 일괄은 아닐 거다.
◆ 정세현> 일괄적으로는 안 된다. 합의를 일괄적으로 할 수 있지만 이행은 어차피 단계적으로 할 수밖에 없고 동시적으로 해야 되니까 그리 알고 그런 원칙하에서 만나서 얘기하면 답이 나올 거다라는 얘기, 그 내용을 보고 만나면 얘기가 되겠구나 하는 희망을 가졌을 겁니다. 그래서 12일날 일단 만나겠다. 그러면서도 바로 그 단계적 이행이라고 그러는 것이 확실히 영향을 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회담이 한 번에는 안 될 거다, 끝나지 않을 거다. 2차, 3차까지 해야 될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한 거 보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 속에 나온 단계적 이행론이 트럼프 머릿속에 요즘 말로 꽂혔다고 그럽니까? 꽂힌 것 같아요.
◇ 김현정> 꽂혔어요. 그러니까 지금 말씀하시는 중에 정 전 장관이 그러셨잖아요. 만나서 얘기해 보면 뭐가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12일이라고 확정을 하고 긍정적인 얘기를 한 거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트럼프 대통령이 김영철 만난 후에 이렇게 얘기했죠. '12일에 빅딜, 담판이 있을 거다.' 해결이 다 끝났으면 그 친서 오고 가고 해결이 다 됐으면 빅딜, 담판이 있을 거다. 이런 얘기는 안 했을 건데 담판 지으면 될 것 같다, 김정은 만나서. 이렇게 얘기한 걸 보면 뭐가 하나 남기는 남았어요. 그런데 희망이 있다고 본 거예요.
◆ 정세현> 그래요,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게 자신 있게 담판이 지어질 것 같다라고 얘기한 걸 보면 이쪽저쪽 중에 내가 원하는 쪽으로 될 것 같다에 조금 더 비중이 있는 거네요.
◆ 정세현> 그렇죠. 그리고 지금 판문점에서 진행되고 있는 성 김과 최선희 실무 협상 이게 지금 실시간으로 보고가 될 겁니다, 아마.
◇ 김현정> 그렇겠죠, 그렇겠죠.
◆ 정세현> 거기서도 많은 내용들이 접근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 하나 가지고 그러지는 않았을 거고 그러니까 판문점 상황 보고와 친서 내용을 맞춰 보니까 이게 얘기가 될 것 같다.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
◇ 김현정> 거기 중에서도 잘 안풀렸던 게 뭐냐 하면 비핵화 의지야 전부터 밝혔으니까. 문제가 됐던 게 북한 바깥으로 무기를 빼서 보는 곳에서 해체하는 거. 우리가 보는 데서 해체해라, 제3국에서 해체해라. 이거 요구했던 거잖아요. 그러면 이런 것까지 포함이 됐을까요?
◆ 정세현> 그거 아직 결론 안 났을 겁니다. 왜냐하면 미국이 걱정하는 건 ICBM이에요. 핵폭탄은 사실 가지고 있어봐야 그걸 실어나를 수 있는 투발 수단인 IBCM이 없으면 그건 뭐 별로 그렇게 위험한 것이 아닙니다.
◇ 김현정> 수단이 더 중요하다, 운반 수단?
◆ 정세현> 위협적인 게 아닌데 투발 수단 때문에 협상을 할 수밖에 없이 됐다고 봐요, 저는. 그전까지는 ICBM이 1만 3000km 나오기 전에는 압박과 제재로 굴복을 시키겠다고 했는데 1만 3000km까지 IBCM이 딱 성공을 하니까, 발사 성공을 하니까 태도가 바뀌었거든요.
◇ 김현정> 본토까지 올 수 있다는 걸 안 다음부터.
◆ 정세현> 바로 그것을 처음부터 미국이 가져가다가 해체하겠다는 게 볼턴이 얘기했었는데 그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겁니다. 왜냐하면 북한이 그걸 줘버리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아무런 협상 카드가 없잖아요. 그다음부터는 불가침 약속을 하고 나서도 치면 끝입니다. 불가침 선언이라는 게 꼭 확실하게 지켜진다는 보장은 없어요. 과거 히틀러와 스탈린 사이에 불가침 조약을 체결해 놓고 히틀러가 쳐버리지 않았어요, 소련을.
◇ 김현정> 그렇죠.
◆ 정세현> 그러니까 그 불가침 조약이나 선언은 사실 물적 증거의 보장이 있기 전에는 그 약속은 의미가 없는데 끝까지 들고 있을려고 할 거예요. 그게 이제 언제 내놓느냐 하는 문제를 가지고 최소한도 1년 안에는 그걸 가져가야 되겠다든지.
◇ 김현정> 1년이요, 1년?
◆ 정세현> 판문점에서 밀고 당기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그러면 마지막에 지금 트럼프가 '빅딜 하면 될 것 같다. 담판 지으면 될 것 같다'는 얘기는 결국 그 부분이 되는 겁니까?
◆ 정세현>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두 번, 세 번 만나야 될 거다라는 얘기도 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이게 하나 있고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서 종전 선언 논의를 진행할 수도 있다. 이게 지금 트럼프 대통령 입에서 종전 선언이라는 단어가 처음 나왔어요. 이번에 6.12에 만난 김에 종전 선언까지 가겠다는 얘기입니까, 뭡니까?
◆ 정세현> 할 수 있는 거죠. 할 수 있다고 생각할 텐데 종전 선언을 지금 트럼프는 불가침 조약 내지 불가침 협정의 전 단계로 생각을 하고 북한을 그걸로써 달래려고 하는 것 같은데 종전 선언은 불가침 협정, 평화 협정으로 가기 위한 입구입니다.
◇ 김현정> 입구죠. 그렇죠.
◆ 정세현> 그거 해 주면 되는 거 아니냐 그러는데 거기에 대한 반대급부를, 종전 선언을 해 주는 데 대한 반대급부를 아마 미국 측에서는 세게 요구할 거예요.
◇ 김현정> 어떤 거요, 예를 들면?
◆ 정세현> 물적으로. 그러니까 핵물질이라도 밖으로 가지고 나와야 되겠다든지.
◇ 김현정> 일부라도 뭘 좀 가지고 나와라. 눈으로 보이게 해 달라?
◆ 정세현> 그러니까 미국의 북한에 대한 요구는 손에 잡히는 거, 물질적으로 하라는 거고 그러면서 자기네들은 말로 해 주려고 하고. 이게 지금 문제입니다.
◇ 김현정> 자기들은 말로 해 주려고 하고. 그게 문제다. 이번에 종전 선언을 한다고 치면 갑자기 4자, 5자, 6자 형태가 순식간에 만들어지기는 어려울 테고 남북미 세 나라 정도의 종전 선언 아닙니까, 정 전 장관님?
◆ 정세현> 그런데 이제 그게 중국이 자기네들도 종전 선언에 들어가야 된다는 얘기를 이미 했죠. 그리고 그것 때문에 아마 김영철이 베이징에서 중국 당국자들하고 얘기를 해 봐야 될 겁니다. 중국이 이번에는 너희들이 미국하고도 얘기가 다 됐으면 협상의 진전을 위해서 우리가 빠져줄 수는 있다. 그러나 평화 협정이라든지 이런 문제와 관련해서 그때까지 우리를 빼려고 해서는 안 된다 하는 그런 어떤 보장을 북한이 요구할 거고 그렇게 되면 북한이 이제 돌아가서 김정은 위원장한테 보고를 하고 거기서 오케이 승인이 떨어져야 판문점에서 최선희 부상이 성김 대사하고 결론을 낼 겁니다.
◇ 김현정> 그런데 장관님. 지난번에 북미 회담을 취소한다고 트럼프가 선포했던 이유 중 굉장히 큰 이유가 중국에 대한 경고도 있었던 거잖아요. '중국 당신들 손 떼시오. 북한이 지금 일괄 타결 결심해야 되는데 자꾸 뒤에서 중국이 경제 지원 살살 해 주고 이러니까 우리 협상에 차질이 있소, 빠지시오.' 이거였잖아요. 그래서 지금 중국이 사실 빠져 있는 거고 이런 상황인데 다시 중국을 종전 선언에 들어오는 걸로 미국이 오케이 할 수 있을까요?
◆ 정세현> 바로 그게 문제예요. 그게 문제고 그러니까 그건 북한이 결심을 해야 됩니다.
◇ 김현정> 어떻게요?
◆ 정세현> 미국이 일단 하자는 대로 해야 되겠다.
◇ 김현정> 중국을 설득해요?
◆ 정세현> 중국을 설득을 해야죠.
◇ 김현정> 좀 빠져 있으시오. 조금만 빠져 있으시오.
◆ 정세현> 잠깐만, 잠깐만 옆에 서 있어라. 그러지 않으면 진도가 안 나갈 것 같은데 북한으로서는 지금 미국 트럼프가 이렇게 결심을 했을 때 시작을 해야 될 거 아니에요, 시작이 반이라는데.
◇ 김현정> 그런데 그걸 중국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당신들 조금만 빠져 있으십시오. 이번에 싱가포르에서 남북미만 만나서 종전 선언을 할 것이오. 그건 물론 정치적인 행위일 뿐이니까 큰 의미 두지 말고 참으시오라고 한들 중국 시진핑이 그걸 받아들일까요?
◆ 정세현> 아니요, 아니요. 그건 북한이 확실하게 평화 협정부터는 중국이 들어와야 된다. 어차피 종전 협정을 대체하는 것이 평화 협정이니까 종전 협정의 서명 당사자인 중국은 들어가야 된다 하는 얘기를 또 미국이 북한을 설득을 해야죠. 그리고 그거까지 중국 빠지라고는 못 할 거예요, 미국이.
◇ 김현정> 그럼 김정은 위원장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네요. 중국을 설득하고 미국도 평화 협정부터는 그때부터는 중국도 꼭 끼워줘야 됩니다. 이거 약속 좀 해 주십시오, 이런 식으로 중재?
◆ 정세현> 그렇죠. 그게 정상회담에서 그걸 결론을 내겠다 하는 보장을 한다면 김영철한테 중국 지도부가 시진핑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가 그래, 그럼 일단 6.12 회담을 잘 시작을 해야 된다는 점에서 그렇게 한번 해 보자. 그러나 잊지 마라. 평화 협정에는 우리 꼭 들어가야 된다.
◇ 김현정> 그때는 꼭 들어가야 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러면 싱가포르 가겠네요.
◆ 정세현> 가야죠. 준비하는 거 아니에요, 지금?
◇ 김현정> 준비하고 있는 겁니까? 청와대가 정확한 입장은 안 내놨어요 아직.
◆ 정세현> 아니, 미리 얘기하면 안 되니까.
◇ 김현정> 김 빠지니까?
◆ 정세현> 김 빠지는 것이 아니라 지금 그런 김영철과 중국 사이의 얘기가 어떻게 되느냐. 그리고 그 얘기를 듣고 김정은 위원장이 좋다, 그러면 그렇게 중국이 양해했다면 북한한테도 사전에 통보해 주고 남쪽에도 얘기해 줘라 하는 소위 결단을 하기 전까지는 간다 만다 하는 얘기를 할 수 없죠. 괜히 간다고 요란하게 소문냈다가 그게 아니라고 하면 어떻게 됩니까?
◇ 김현정> 그러네요. 알겠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 이런 정세현 전 장관의 말씀대로라면 갈 것이다, 문 대통령이. 이런 말씀. 주말 사이에 굉장히 숨가쁘게 들어갔기 때문에 이렇게 친절한 가이드를 들어야 우리가 이해가 됩니다. 여기까지 오늘 따라가는 것으로 하죠. 정 전 장관님, 고맙습니다.
◆ 정세현> 네.
◇ 김현정>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