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은 2일 2018 러시아월드컵에 나설 23명의 최종명단을 공개했다. 지난달 21일 소집돼 약 2주간 소집훈련과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 끝에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과 권경원(톈진 취안젠), 김진수(전북 현대)가 탈락했다.
부상 회복 중에 대표팀에 소집된 김진수의 탈락 가능성은 일찌감치 예고됐다. 이청용도 온두라스전에서 당한 부상으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전에 결장하며 탈락자 명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중앙 수비와 미드필더에 두루 활용할 수 있는 권경원의 탈락은 신태용 감독의 전술 활용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러시아월드컵에서 포백과 스리백의 병행을 예고한 신태용 감독은 스리백의 활용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결국 김영권(광저우 헝다)과 오반석(제주 유나이티드), 윤영선(성남FC), 장현수(FC도쿄), 정승현(사간도스)까지 5명의 중앙 수비 자원을 선택했다.
김영권과 장현수는 중앙 수비자원과 측면 수비도 소화한다는 점에서 신태용 감독이 원하는 스리백의 측면에 배치돼 윙백의 위치까지 벌려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빌드업 능력이 약점이라는 평가를 받은 오반석 역시 소속팀에서 스리백과 포백을 병행한 덕에 전술 이해도가 높다는 장점이다.
윤영선과 정승현은 국내에서 치른 두 차례 평가전에 각각 선발 출전해 신태용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권경원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전에서 후반 시작과 함께 오반석과 교체 투입돼 실전에 나섰지만 끝내 최종명단에 들지 못했다. 신 감독은 최종명단 발탁을 앞두고 “전술적 활용가치를 전반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권경원의 활용 가치가 가장 적다고 판단한 것이다.
신태용 감독은 좌우 윙백에 공격적인 움직임을 주문하며 이들의 전진으로 발생하는 좌우 뒷공간을 스리백의 좌우 스토퍼가 위치를 벌려 이동하는 방식으로 수비를 지시했다. 하지만 스리백이 익숙하지 않은 선수들이 중앙으로 모여들며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측면 공격수 에딘 비슈차에 해트트릭을 내주는 문제점이 발생했다.
이에 신태용 감독은 “이틀 만에 몸에 밴 것을 완전히 떨치기는 시간이 부족했다”면서 “스리백을 쓰면서 충분히 고칠 수 있다. 분위기가 가라앉더라도 잘못한 것은 분명하게 짚고 개선해야 러시아에 입성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대표팀이 노출한 문제점 개선에 강한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제는 ‘신태용호’가 러시아월드컵의 조별예선 첫 승 제물로 가장 유력하게 생각하는 스웨덴과 1차전(18일)까지 남은 2주가량의 적지 않은 시간에 노출된 문제점을 얼마나 개선하느냐에 월드컵의 성패가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