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평가전에서 1-3로 패했다.
이 패배로 ‘신태용호’는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최종명단 23인을 발탁을 위한 두 차례 평가전을 1승1패로 마무리했다. 신태용 감독은 3일 출국에 앞서 2일 러시아월드컵에 참가할 23명의 최종명단을 발표한다.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 첫 상대인 스웨덴을 대비하는 이 경기에 스리백 활용을 예고했던 신태용 감독은 주장 기성용(스완지)을 오반석(제주), 윤영선(성남)과 함께 스리백을 구성했다. 여기에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과 정우영(빗셀 고베)의 수비형 미드필더와 김민우(상주), 이용(전북)의 윙백을 배치해 경기 상황에 따라 포백과 스리백을 두루 활용할 수 있는 전술을 꺼냈다.
3-4-1-2 전술의 공격형 미드필더는 이재성(전북)이 맡아 최전방의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잘츠부르크)과 호흡을 맞췄다. 골문은 김승규(빗셀 고베)가 지켰다. 에딘 제코(AS로마), 미랄렘 퍄니치(유벤투스) 등이 선발로 나선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를 상대하기 위해 다소 수비에 무게를 둔 전술 활용이다.
하지만 수비벽을 단번에 허무는 상대의 긴 패스에 그대로 노출된 수비는 약점을 드러내며 상대 측면 공격수 에딘 비슈차에 해트트릭을 허용했다. 수비적으로 경기할 때 사용하려던 스리백이 허물어지며 신태용 감독의 고민은 계속될 전망이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문전에 자리를 잡고 있던 최전방 공격수 제코가 두 명의 수비와 공중볼 경합하며 흘려줬고, 이 공을 잡은 에딘 비슈차가 정확한 마무리에 성공했다. 공중볼 다툼 과정에서 1차로 공을 걷어내지 못한 것과 함께 흐른 공을 김민우가 안전하게 처리하지 못한 것이 아쉬운 장면이었다.
선제골을 내준 아쉬움은 오래 가지 않았다. 2분 만에 이재성의 환상적인 동점골이 나오며 4만1254명의 축구팬이 찾은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열광하게 했다.
상대 진영 중앙에서 패스를 가로챈 정우영이 페널티 박스 정면에 자리한 황희찬에 공을 전달했고, 황희찬은 상대 수비 뒤로 돌아 들어가는 이재성에게 지체 없이 흘려줬다. 이재성은 자신을 따라 들어오는 수비수 한 명을 제친 뒤 몸을 날린 골키퍼의 몸 위로 공을 띄우는 절묘한 슈팅으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양 팀이 1골씩 주고받으며 뜨거워진 경기는 전반 종료 직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가 다시 1골을 달아났다. 후방에서 한국 수비를 관통하는 긴 패스가 시도됐고, 이를 비슈차가 잡아 그대로 페널티 박스 모서리에서 낮고 빠른 슈팅으로 간결하게 마무리했다.
후반 들어 두 팀 모두 상대를 위협할 만한 장면을 만들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가운데 신태용 감독은 후반 30분 구자철과 윤영선을 불러들이고 주세종(아산)과 정승현(사간도스)를 투입했다. 선수 교체로 조직력이 흔들린 한국은 후반 35분 다시 한번 후방에서 대각으로 올라온 패스에 이어 비슈차에 세 번째 골을 허용했다.
2골을 뒤진 상황에서 신태용 감독은 곧장 황희찬, 이재성을 빼고 문선민(인천)과 이승우(베로나)를 넣어 23인 선발을 위한 마지막 시험을 수행했다. 경기 막판에는 김신욱(전북)까지 투입됐지만 결국 경기는 한국의 1-3 패배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