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의 율동 vs 나홀로 악수…선거운동도 부익부 빈익빈

민주당·한국당 당세 반영하듯 빵빵한 유세단…정의당 조용한 선거전과 대비

6·13 지방선거를 위한 선거운동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했다.

31일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첫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대규모의 선거 운동원을 몰고 다니며 각각 파랗고 빨간 물결을 만들었다.

"더더더더더더더더~ 시대와~ 나란히! 시민과~ 나란히!" 이날 오전 11시 서울 노원역 인근 사거리에서는 경쾌한 음악이 울려 퍼졌다.

'박원순'이 쓰인 파란 티셔츠를 입은 열 명 남짓의 청년들이 리듬에 맞춰 율동을 선보였다.

초대형 유세차량이 그들의 뒤를 든든하게 받쳐졌다. 유세차량에 올라타 어색한 율동을 선보이고 있는 남성들이 눈에 띄었다.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우원식 국회의원, 김성환 국회의원 후보였다. 박원순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당선시키러 왔습니다"고 외치자 기다렸다는 듯이 환호성이 터진다. 파란 물결을 이루며 사거리를 메운 선거 운동원들의 소리였다.


정식 선거 운동이 시작된 이 날 더불어민주당의 출정식은 인산인해였다. 족히 100여 명이 넘어 보이는 선거 운동원들이 파란 물결을 이뤘다. 선거 운동원들은 유세 전부터 광장을 꽉 채웠다. 뒤늦게 도착한 선거 유세차량은 덩치가 크다보니 마땅한 주차자리를 찾지 못해 가로등과 부딪힐 뻔했다.

이날 노원구 출정식에 참여한 민주당 후보만 22명이었다.

자유한국당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의 출정식을 30분 앞뒀던 오전 10시 30분부터 서울역 광장. '김문수'가 쓰인 빨간 모자를 쓴 20여 명의 청년들이 하트를 그리며 율동을 하고 있었다.

멀리서 보면 빨간 물결과 같았다. "뭉치자, 찍자, 바꾸자" 김 후보의 외침에 수십 명의 사람들이 들고 있는 피켓이 일제히 흔들렸다.

바른미래당은 민주당과 한국당의 절반가량의 규모였다. 오전 7시 30분 개봉역 인근에서는 40여 명의 선거 운동원들이 바른미래당의 선거송에 춤을 추며 '안철수'를 외쳤다.

안 후보는 시종일관 밝은 표정을 지으며, 출근길 시민들과 악수했다. 바른미래당의 출정식은 이날 자정무렵에 이미 가진 후였다. 바른미래당의 아침풍경은 민트색 물결을 이루진 못했지만 선거 운동의 열기는 충분히 느껴졌다.

반면 정의당의 첫날은 다소 조용했다. "반갑습니다~김종민입니다" 같은 날 오전 8시 여의도역 4번 출구에서는 정의당 김종민 서울시장 후보가 첫 일정을 시작했다.

지방선거에 출마한 서울시의 정의당 후보들의 출정식 때문이다. 행사 시작 전 김 후보는 출근길 시민들에게 수줍은 듯 악수를 건넸다.

여의도역 인근에서는 정의당의 선거송이 크게 울려퍼졌지만 노란 물결은 없었다. 몇몇 선거 운동원들만이 노란 점퍼를 입고 있을 뿐이었다. '기호 5번 김종민'이라 쓰인 피켓을 든 이들은 10명이 채 안 됐다.

시민들과 인사를 마치고 차량에 올라탄 김종민 후보는 "박원순 후보와 저 김종민이 당당한 정책대결을 할 수 있도록 여러분이 힘을 모아달라"고 외쳤다.

박원순, 김문수, 안철수 후보의 3파전으로 굳혀져 가는 서울시장 판세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출근길 시민들은 바쁜 발걸음만 재촉했다. 구호를 외치는 선거 운동원들도 환호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없었다.

다른 당이 수십 명의 선거 운동원들을 내세워 유세 열기를 띄운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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