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길 고속도로에서 만취 상태로 역주행하다 택시를 들이받은 벤츠의 사고 직전 모습이 공개됐다.
지난 30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서 "영동고속도로 역주행 차량 블랙박스"라는 제목의 글이 영상과 함께 올라왔다.
작성자는 "비 오는 길이라 2차선 정속주행 중이었는데 고속도로에서 역주행 차량을 만날 줄 몰랐다"며 "분명히 사고가 날 꺼라 생각돼 바로 112에 신고를 한 뒤, 손이 떨린 나머지 다음 휴게소에 들어가 한숨 잤다"고 밝혔다.
올라온 영상은 지난 30일 새벽에 찍힌 것으로 보이는 40초 길이의 전후방 차량 블랙박스다.
영상을 보면 한 운전자가 새벽 빗길 고속도로 2차선에서 주행을 하고 있다.
이윽고 1차선에서 벤츠 한 대가 역주행하며 운전자 쪽으로 빠르게 다가온다.
깜짝 놀란 운전자는 경적을 누른 뒤, 황급히 3차선으로 방향을 바꾼다.
뒤따라오던 운전자들도 역주행하는 벤츠에 놀라 비상등을 켜기도 했다.
작성자는 "차에 어머님과 아내, 100일 된 아들이 타고 있었다"며 "아직도 생각하면 심장이 두근두근하다"고 당시의 심정을 떠올렸다.
영상 속에서 찍힌 벤츠는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향 양지터널 안 2차로에서 마주 오던 택시를 그대로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택시 뒷자리에 있던 A씨(38)가 숨지고 벤츠를 몰던 B씨(27)와 택시 운전사 C씨(54)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두 아이 아빠인 A씨는 새벽에 퇴근하던 중에 이같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의 안타까움을 샀다.
사고 당시 벤츠를 운전한 B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76%로 면허 취소 수준의 상태였다.
이 운전자는 사고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한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제발 '음주'법 좀 강화해주십시오"라는 청원까지 등장했다.
청원 작성자는 "음주에 관한 대한민국의 법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관대하다"며 "제발 더 이상 자기 만족을 위해, 자기의 슬픔을 위해, 자기의 기쁨을 위해, 자의적으로 마신 자들 때문에 아무 상관없는 무고한 시민이 고통받지 않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