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후보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의 생각이나, 그쪽(안 후보 캠프)에서 말하는 것, 단일화에 대한 생각 자체에 제대로 고려할 내용이 없더라"라며 이 같이 밝혔다. 물밑 접촉 결과 조건이 충족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 발언이다.
그는 다양한 인사들로부터 안 후보의 단일화 구상을 전해들었다며 "안 후보의 생각은 통상의 방법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저보고 그냥 그만두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바닥도 마주쳐야 하는데 저 혼자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전날에는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단일화는 (결렬로) 끝났나'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발언은 일방적인 후보직 사퇴 요구가 아닌 '조건부 단일화'라면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김 후보가 "(단일화의) 필요성은 다 말한다. 말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며 "그런데 단일화는 방법이 문제"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김 후보가 원하는 '조건'으로는 통합협의체 구성 등이 거론된다.
그는 앞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안 후보가 우리와 같이 할 수 있는 경우는 당 대 당 통합을 할 때 뿐"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김 후보가 단일화를 고리로 한 야권 정계개편의 주도권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8 한국미래포럼에서 민주당 박원순 후보, 안 후보와 함께 참석한 점을 언급했지만, "(이 자리에서) 안 후보와 단일화를 놓고 얘기를 나누진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당 홍문표 사무총장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후보와 안 후보 간 단일화 전망과 관련해 "대선 등 역대 후보 단일화의 예를 보면 (선거) 2~3일을 남겨놓고도 있을 수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