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한 온두라스전, 불완전했던 실험이었다

남은 3차례 평가전서 단계적 발전 보여야

러시아월드컵을 앞둔 신태용 감독은 소집 후 첫 번째 A매치였던 온두라스와 평가전에서 다양한 선수 조합을 실험하며 본선을 대비했다. 박종민기자
그야말로 공격도, 수비도 모두가 실험이었다. 기분 좋은 승리에도 절대 만족해서는 안 될 온두라스전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온두라스와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이 경기는 ‘신태용호’가 지난 21일 소집 후 일주일 만에 치르는 첫 번째 실전 경기이자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 2차전 상대인 멕시코를 대비하는 의미였다. 하지만 대표팀이 처한 상황은 온두라스전을 단순한 실험으로 국한되게 했다.

이날 선발 명단은 신태용 감독의 의도를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결과였다. 23명의 최종명단 발탁을 앞두고 확실한 입지를 구축하지 못한 여러 명의 선수가 선발 출전해 실전 테스트를 받는 무대였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기성용(스완지)과 이재성(전북) 등 일부 주전급 선수가 휴식을 취한 가운데 이승우(베로나)와 문선민(인천), 오반석(제주) 등이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여기에 중앙 미드필더 주세종(아산)과 중앙 수비수 정승현(사간 도스)도 최종명단 합류와 탈락의 갈림길에 선 선수로 평가받는 만큼 이날 온두라스전은 신태용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 위한 사실상 마지막 기회를 얻었다. 오랜만에 대표팀에 소집된 중앙 수비수 김영권(광저우 헝다)도 실전에 투입됐다. 이후 교체로 김민우(상주)와 이용(전북), 오반석이 교체 투입됐다.

신태용호를 상대한 온두라스 역시 100% 완벽한 구성으로 한국을 찾지 않았다는 점에서 온두라스전의 2-0 승리는 도취해서는 안될 결과다. 박종민기자
이렇듯 월드컵의 성패가 걸린 수비는 경기 내 교체카드를 계속해서 활용한 탓에 온전한 경기력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실험 또 실험이었다. 경기 후 만난 손흥민(토트넘)과 기성용 등 월드컵을 경험한 대표팀의 주축 선수들이 하나 같이 입을 모아 온두라스전의 승리에 취해서는 안 된다고 경계했던 이유다.

실제로 신태용호가 상대한 온두라스는 감독도 임시 감독이었을 뿐 아니라 러시아월드컵 예선에 참여하지 않았던 선수가 대거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온두라스전은 ‘신태용호’에는 가장 낮은 단계의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의미였다. ‘새로운 얼굴’의 가능성을 시험했고, 의미 있는 결과를 얻었다. 이제는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마지막 국내 평가전이자 출정식에 무게를 둬야 한다.

신태용 감독은 온두라스전의 성과를 바탕으로 체격조건이 좋은 보스니아를 상대로 또 다른 준비물을 내놓아야 하는 부담을 이어간다. 100번째 A매치 출전을 미룬 기성용과 철저한 휴식으로 관리했던 이재성의 출전이 예고되는 등 현재 ‘신태용호’가 구사할 수 있는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일 기회다.

다만 손흥민은 “출정식 때는 온두라스전보다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경기력이 문제가 아니다.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 이제 월드컵이 다가온다는 것을 축구팬에게 경기력으로 보여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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